올가을 첫 서리와 첫 얼음이 관측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중에도 아직 단풍은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다. 서울의 고궁부터 남한강 자락과 단풍의 대명사 내장산, 천년 고도의 새 정원, 고택의 담벼락엔 여전히 고운 빛이 남아 있다. 늦가을에도 단풍이 머무는 다섯 곳으로 떠나보자. 서울 덕수궁과 경복궁, 고궁에서 즐기는 단풍놀이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을 꼽자면 단연 고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덕수궁 돌담길 따라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오래된 담장 너머로 발갛게 달아오른 단풍잎이 고개를 내미는 고궁의 가을 풍경은
여행은 늘 새로워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때론 같은 곳을 다시 찾았을 때 오히려 경험하지 못한 즐거움이 피어나곤 한다. 조금은 익숙해진 길과 풍경 속에서 다른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한 나만의 기쁨을 찾는 것. N차 여행의 매력이다.‘N차 여행’은 같은 지역을 여러 번 찾아가며 익숙한 공간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발견하고 개인적 서사를 쌓아가는 여행 방식을 말한다. 한 번은 스쳐지나갔던 풍경이 두 번, 세 번 방문해보니 비로소 또렷해지는 N차 여행은 누구나 가는 여행지, 비슷비슷한 명소 탐방에 갈증을 느끼는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익숙한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낯선 환경으로 들어가는 것이 여행의 묘미라면, ‘불편한 여행’은 여행의 진짜 가치를 알려주기에 충분하다.불편한 여행은 말 그대로, 편안함을 추구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낯설고 불편한 환경에 자신을 놓아두는 방식이다. 하루 종일 들여다보던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고 고립된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여행은 얼핏 불편해 보이지만, 고요한 틈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면의 리듬을 재정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끊임없이 연결되는 디지털 세상과 정보 과잉,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인에게 ‘불편’이 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멀리 떠나지 않고도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물놀이 명소가 주목받고 있다. 한강 야외수영장부터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여름 이벤트와 5성급 호텔의 개성 있는 풀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서울 도심 속 피서지들을 소개한다. 서울 시민의 영원한 오아시스 한강공원 야외수영장1990년을 전후로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한 서울시 한강공원의 야외수영장은 30년째 서울 시민들에게 도심 속 오아시스가 되어주는 곳이다.모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건 물론, 한강을 바라보며 수
후쿠오카는 눈부신 풍경보다 조용히 스며드는 일상의 온기로 다가온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을 끄는 작은 카페가 있고, 낡은 목조 건물 안에는 시간마저 느긋해지는 소바집과 녹음 가득한 정원이 숨어 있다. 분주한 여행 속에서 쉼을 선물하는 후쿠오카는 화려하진 않지만 조용히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들로 가득하다. 카페 테논조용히 즐기는 커피 타임, 깊은 풍미의 여운을 찾는 이들에게 ‘카페 테논(Cafe Tenon, 手音)’은 숨은 명소로 손꼽힌다. 2003년 문을 연 이곳은 일본 전통의 커피 추출 방식인 넬드립을 고수하며, 20년 넘게
짧은 연휴를 빌려 해외로 나가고 싶다면 후쿠오카만 한 곳이 없다. 한시간 반 남짓의 짧은 비행 시간에 공항과 시내도 인접해 있어 같은 일정이라면 다른 도시보다 더욱 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후쿠오카(福岡)는 일본 남서부 규슈 지방에 위치한 도시다. 후쿠오카를 비롯해 나가사키, 가고시마, 구마모토, 오이타 등의 도시가 소재한 규슈 지방은 활화산과 온천으로 유명해 매년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다.그중에서도 후쿠오카는 규슈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규슈 지방의 관문으로 통한다. 국내에서 규슈의 각 도시
5월은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 만개한 장미꽃 사이에서 낭만을 노래하고 더불어 화창한 봄날까지 만끽할 수 있는 네 곳의 여행지로 떠나보자. 서울 중랑장미공원서울 중랑구 묵동 375, 중랑천 묵동교~겸재교 구간매년 5월이면 서울 중랑천 일대에는 긴 행렬이 늘어선다. 모두 중랑천을 가득 뒤덮은 장미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천변을 따라 조성된 형형색색의 장미터널은 그 길이만 무려 5.45km에 달한다. 국내 장미터널 중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데, 중랑구 면목동의 겸재교부터 묵동의 묵동교에 이르기까지, 지하철 5개 구간에 걸쳐 이어지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축제의 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누구 한 명 빠지지 않고 온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주목해보자. 가까운 곳 각종 체험을 즐기며 휴일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도심 속 축제부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으로 물드는 가족 놀이 축제, 반값에 즐기는 가성비 국내 여행 상품까지, 우리 가족의 5월을 책임질 행복한 이벤트들이 다양하다. 도심 속 펀펀(fun)한 2025 광화문 가족 동행 축제5월의 시작과 함께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는 ‘2025 광화문 가족 동행 축제-펀(fun)펀(fun
날이 따스해지니 서촌에 가고 싶어졌다. 좁다란 골목 사이를 누비다 갤러리나 독립서점이 보이면 자연스레 들어가 구경하고 나오는 재미가 있는, 별다른 목적 없이 방문해도 하루를 꼬박 다 쓸 수 있는 곳. 서촌은 가볍게 들렀다 함빡 물들어 나오고야 마는 동네다. 해외 디자이너들의 오브제 찾는 재미 ‘꽁뜨와 드 미라벨’‘여기에 인테리어 편집숍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만큼 작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건물 3층에 ‘꽁뜨와 드 미라벨’이 있다. 꽁뜨와 드 미라벨은 프랑스 예술 서적과 액
예년보다 늦게까지 이어진 한파와 때아닌 춘설에도 벚꽃은 핀다. 최근 산림청이 공개한 ‘2025년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지도’에 따르면, 봄꽃 개화 시기는 3월 중순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을 거쳐 4월 초순 전국으로 퍼질 전망이다.기상정보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전국이 평년보다 3~8일 정도 빠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벚꽃이 피는 지역은 제주도로 오는 3월 22일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서울이 4월 1일로 수원 4월 3일, 인천 4월 4일에 비해 다소 앞서 필 것으로 예측했다.벚꽃은 보통 개화일로부
유난히 혹독하게만 느껴졌던 겨울도 조금씩 끝을 보이고, 이제는 마음 속 생채기를 보듬을 차례다. 한국관광공사는 3월을 맞아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중에서도 역사와 자연이 들려주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은 다섯 곳의 여행지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역사와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분단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꿈꾸다⋯ 파주 임진각과 DMZ 생생누리DMZ 접경지역에 조성된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은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관광지로 꾸준히
이른 아침부터 간단히 채비하고 나와 마을 한 바퀴를 둘러봤다. 하루가 일찍 끝나는 시골 마을에선 아침 역시 이르게 시작한다. 5분 정도 걸었을까? 미색(米色)의 주택들 사이로 붉은 벽돌로 마감을 한 건물 한 채가 눈에 띄었다. 외벽 한가운데엔 ‘NO 5’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적혀 있었다. 구글 지도를 켜 찾아본 이곳의 정체는 ‘스노우 리버 와인(Snow River Wines, 유키카와 양조)’이라는 이름의 와인 양조장이다.히가시카와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상수도가 없는 지역이다. 상수도가 없는 대신 대설산(다이세츠잔)의 눈이 녹아 만들
눈 내리는 소리마저 들릴 것만큼 적요한 1월 설국의 아침. 소복이 쌓인 눈길을 가로질러 어디든 안으로 들어가면 온화한 색과 질감의 자작나무 가구가 언 몸을 따뜻이 녹여준다. 상인들의 상냥한 말투에선 소박한 차림새에도 여유가 느껴진다. 그저 엿보는 것만으로도 좀 더 삶을 다정하게 대하고 싶어지는, 히가시카와의 모습이다.히가시카와정(東川町)은 일본 홋카이도 한가운데 가미카와 내륙분지에 있는 작은 마을로, 2023년 1월 30일을 기준으로 인구 약 8500여 명, 외국인 500여 명이 거주하는 소도시 중 소도시다. 우리나라 기준으론 ‘읍
겨울에도 강한 생명력을 뽐내는 자연 생태 속에서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025년 1월을 맞아 ‘겨울에도 푸릇하게’라는 테마로 총 다섯 곳의 여행지를 추천한다. 새싹처럼 움트는 희망과 푸른 기운으로 점철된 곳들이다. 서울 강서 서울식물원, 한겨울 도심에 펼쳐지는 열대정원축구장 70개 넓이 ‘도심 속 식물원’... 열대·지중해 식물 1천여종 눈길서울식물원은 서울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맞닿아 있는 도심 속 식물원이다. 서울의 마지막 농경지였던 강서 마곡지구에 빌딩들이 하나둘 세워지고, 그 빌
거리마다 트리의 알전구가 반짝이고, 어딜 들어가도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는 12월은 낭만을 찾아 떠나기 좋은 달이다.한국관광공사는 12월을 맞아 ‘겨울 속 동화마을’을 테마로 다섯 곳의 여행지를 추천한다. 이색 테마로 꾸며진 이국적인 여행지에서 잊고 살던 동심을 마주하고 환상적인 경치에 사로잡혀 한 해 동안의 묵은 피로를 깨끗이 털어낼 수 있는 곳들이다. 내 안의 순수와 낭만을 마주하는 곳 - 청평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이탈리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이 계절에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름다운 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독서에 대한 열기가 유난히 뜨거운 요즘, 도심 속 대형서점과 전자책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가을이다. 이번 주말, 자연의 품속에서 책과 계절을 오롯이 누리는 책이 있는 숲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원주 터득골 북샵강원 원주시 흥업면 대안로 511-42‘터득골 북샵’은 출판 기획자로 일하던 남편과 그림책 작가인 아내가 만든 산속 책방이다. 자리한 곳이 터득골이라 불리는 골짜기라 터득골 북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오래 고른 터에 집 한 채는 책방으로, 또 한 채는 북스테
서울시가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서울 단풍길 103선’을 선정했다. ‘서울 단풍길 103선’은 그 규모가 총 158km로, 우리에게 친숙한 은행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등과 수형이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수량은 약 7만 주에 이른다.올해 단풍시기는 예년보다 약 3~4일 가량 늦어졌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높은 기온이 장기화된 영향이다. 높은 기온은 단풍 시기를 지연시키고 당분과 안토시아닌과 같은 색소 축적을 줄여 단풍색이 흐리거나 고르지 않게 되어 단풍의 색이 선명하지 않게 된다.시는 시민들이 주
단풍이 물들기 전, 이맘때쯤엔 가을 억새가 찬란하다.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억새는 10월 중순 절정을 이루며 11월 초까지 은빛 향연을 펼친다. 고동색이나 갈색빛을 띠는 갈대와 달리 하얀빛을 띠는 덕에 억새가 군락을 이루는 곳은 어디든 황홀경이다.그중에서도 서울 상암 하늘공원, 울산 울주 간월재, 합천 황매산, 보령 오서산, 제주 산굼부리는 다양한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억새 명소다. 도심 한복판에 있어 쉽게 이를 수 있는가 하면 즐거운 축제의 장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연이 만든 천연 야외 식물원과 산 능선과 바다가 어우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는 설렘도 잠시, 멈춰선 차들을 보면 갑갑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계속되는 정체와 장거리 운전에 허기가 밀려올 즈음 나타나는 휴게소는 사막 속 오아시스 같다.음식까지 맛있으면 금상첨화. 휴게소 음식, 비싸고 맛없다는 편견은 모두 옛말이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못지않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두루 갖춘 휴게소 음식이 가는 길 곳곳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명인사들의 인정을 받거나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한 휴게소 네 곳의 메뉴들을 소개한다. 서울만남의광장, 말죽거리소고기국밥서울만남의광장 ‘말죽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당진은 불볕더위도 잊게 하는 감성과 낭만을 지닌 도시다. 서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경험을 누리고 순교자들의 길을 따라 걸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배 위에서 선장이 무심하게 썰어주는 회를 사 먹다가도 갯벌에 나가면 바지락 한 움큼을 벌어올 수 있다. 폐교에 뿌리내린 미술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놀이동산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게 한다. ‘조선의 카타콤베’ 신리성지당진시 합덕읍 일대에는 한국 천주교 전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장소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