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8500원으로 든든한 국밥 만끽
친환경 식재료로 건강한 한상 음미
궁중 진상하던 어리굴젓 ‘한끼 뚝딱’
숯불향기 머금은 흑돼지 맛 환상적
![휴게소 음식이 비싸고 맛없다는 편견은 모두 옛말이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못지않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두루 갖춘 휴게소 음식이 가는 길 곳곳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 투데이]](https://cdn.kbiznews.co.kr/news/photo/202409/102433_69987_2242.png)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는 설렘도 잠시, 멈춰선 차들을 보면 갑갑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계속되는 정체와 장거리 운전에 허기가 밀려올 즈음 나타나는 휴게소는 사막 속 오아시스 같다.
음식까지 맛있으면 금상첨화. 휴게소 음식, 비싸고 맛없다는 편견은 모두 옛말이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못지않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두루 갖춘 휴게소 음식이 가는 길 곳곳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명인사들의 인정을 받거나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한 휴게소 네 곳의 메뉴들을 소개한다.
서울만남의광장, 말죽거리소고기국밥

서울만남의광장 ‘말죽거리소고기국밥’은 한국도로공사가 선정한 EX-FOOD에 매해 빠지지 않고 이름 올리는 메뉴다. EX-FOOD는 한국도로공사가 선정하고 추천하는 휴게소 음식 리스트다. 휴게소 대표 음식들을 대상으로 이용객, 조리학과 교수, 음식분야 전문가 등의 외부 평가위원들이 참여해 음식 맛은 물론, 지역 특산물 활용, 고객반응 등의 평가 조건을 기준으로 까다롭게 선정한다.
서울만남의광장 말죽거리소고기국밥은 2015년부터 4년 연속 EX-FOOD로 선택받은 메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EX-FOOD 리스트에는 이름 올리지 못했지만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임에는 분명하다.
한번 맛보면 왜 여행객들에게 이토록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24시간 가마솥에서 우려낸 한우 사골의 깊고 진한 국물 맛, 숟가락을 뜰 때마다 건져 올려지는 풍성한 양의 소고기는 웬만한 국밥 맛집과 견주어도 손색없다.
여기에 가성비 넘치는 가격도 한몫한다. 맛을 떠나서라도 일반 음식점보다 가격이 대체로 높게 형성된 휴게소 음식의 특징을 고려하면 만원은 넘고도 남을 법한데 단돈 8500원에 한우 소고기국밥을 즐길 수 있으니 귀성길·귀경길 필수 코스로 넣어도 넘치지 않는다.
‘맛남愛 함박꽃 스테이크’는 2022년 만남의광장 휴게소가 새롭게 선보인 비건 메뉴로 말죽거리소고기국밥을 제치고 2년 연속 EX-FOOD에 선정됐다. 식물성 대체육으로 빚은 함박 스테이크에 식용 꽃과 새싹, 계란 프라이와 흑미밥을 곁들여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젊은 층에서 특히 선호한다.
동명휴게소, 비건푸드 건강한상
![비건푸드 건강한상 9500원 [한국도로공사]](https://cdn.kbiznews.co.kr/news/photo/202409/102433_69989_2532.png)
비건 음식을 선보이는 휴게소는 또 있다. 경북 칠곡 중앙고속도로에 자리한 동명휴게소다. 동명휴게소에서는 ‘비건푸드 건강한상’이라는 메뉴를 판매 중이다. 메뉴 구성은 이름에 걸맞게 친환경 식재료만으로 이뤄져 있다. 된장찌개와 불고기를 메인 반찬으로 하는데, 모두 친환경 콩고기와 송향버섯, 두부 등을 주재료로 한 것들이다.
비건식은 맛이 부족하다는 편견도 깬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할 맛의 제육볶음, 불고기 등 두 가지 맛을 선보인다. 경북 특산물인 송향버섯은 마치 고기와도 같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한편 비건 인구 증가 및 가치소비 트렌드의 지속으로 휴게소 푸드코트에도 비건 메뉴들이 서서히 생겨나는 추세다. 용인휴게소의 ‘콩고기 더덕 돌솥비빔밥’, 여주휴게소의 ‘여주 느타리버섯 크림 우동’도 대표적인 휴게소 비건 메뉴다.
서산휴게소 , 어리굴젓 백반
![어리굴젓 백반 1만1000원 / 어리굴젓 수육정식 1만3000원 [서산시청]](https://cdn.kbiznews.co.kr/news/photo/202409/102433_69990_2658.jpg)
서울에서 시작해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를 잇는 서해안고속도로는 정체 현상이 자주 빚어지는 곳이다. 때문에 휴게소를 찾는 일도 많아지는데, 기왕 간다면 서산휴게소를 추천한다. 시내로 빠지지 않고도 맛집 식당 못지않은 맛의 어리굴젓 백반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산의 어리굴젓은 궁중 진상품으로 올렸을 만큼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매콤하고 알싸한 양념장과 달큰한 바다향이 입안에 퍼지면 밥도둑이 찾아와도 손 쓸 도리가 없다.
어리굴젓 한 접시에 따뜻한 밥 한 공기, 된장찌개와 연두부, 김 등으로 구성된 ‘어리굴젓 백반’은 서산휴게소를 대표하는 메뉴이자, 방송인 이영자 씨가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먹어본 중 가장 맛있는 휴게소 음식으로 꼽은 음식이기도 하다.
크게 한술 뜬 밥 위에 어리굴젓 한 덩이 올리고 김까지 얹어 먹으면 숟가락질 몇 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텅 비어 있는 밥그릇을 발견하게 된다. 쌀밥에 어리굴젓만 있어도 좋지만, 여기에 수육 고기까지 나온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1만 1000원인 어리굴젓 백반에 2000원을 보태면 부드럽게 삶은 수육 고기가 함께 나오는 ‘어리굴젓 수육정식’을 시킬 수 있다. 더욱 든든하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원한다면 수육정식을 추천한다.
추풍령휴게소 , 석쇠불고기구이
![석쇠불고기구이 1만2000원. [추풍령휴게소]](https://cdn.kbiznews.co.kr/news/photo/202409/102433_69991_2831.jpg)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지어진 추풍령휴게소는 우리나라 1호 휴게소이자 편의시설이 잘 돼 있기로 소문났다.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와 쾌적한 푸드코트를 자랑하고 여느 휴게소와 달리 간식코너도 실내에 마련돼 있어 어수선하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다른 휴게소는 제쳐두고 일부러 추풍령휴게소를 들르는 여행객도 꽤 많다. 추풍령휴게소를 들르는 또 다른 이유는 이곳에서 파는 ‘석쇠불고기구이’ 때문이다.
추풍령휴게소의 석쇠불고기구이는 망향휴게소의 ‘명품 닭개장’과 함께 휴게시설협회장상을 받은 바 있다. 인근 지례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토종 흑돼지를 재료로 하는데, 지례 흑돼지는 고소한 맛을 내는 특유의 마블링이 우수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갖은양념에 버무린 흑돼지는 즉석으로 숯불에 구워 판매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맛에 불향이 감칠맛을 더한다. 석쇠 불고기 위에 듬뿍 올린 파채까지, 한 치의 맛도 놓치지 않는다.
마늘과 고추, 쌈채소 등을 비롯해 공깃밥, 세 가지 기본 반찬과 된장찌개까지 함께 나오니 지치는 귀성길에 이만큼 든든한 메뉴가 따로 없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shinda.writ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