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위한 향수’ 뜬다
캔들, 분위기 조성 탁월⋯환기 필수
디퓨저, 패브릭 매치시 향기 은은
명상·야간엔 인센스 스틱이 제격
신발장·욕실엔 향낭·왁스 타블렛
새 트렌드 ‘향기 레이어링’도 인기

어떤 공간은 향으로 기억된다. 5성급 호텔의 로비, 트렌디한 감성의 편집숍, 프리미엄 스파 시설, 책으로 가득한 서점⋯. 모두 특유의 향이 있는 곳들이다.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빨리 발달하는 기관이자 뇌와 곧바로 연결되는 유일한 감각 기관이다.

특정한 향기가 기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감정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의 후각적 특성을 활용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향테리어’다.

‘향테리어’는 향(香)과 인테리어(interior)를 합친 신조어로, 눈에 보이는 사물 대신 향기를 통해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방식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향테리어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향테리어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면서도 간단한 방법은 ‘홈 프래그런스’를 통해 공간에 향을 더하는 것이다. 홈 프래그런스는 말 그대로 집을 위한 향수다. 캔들, 룸 스프레이, 디퓨저, 인센스 스틱, 포푸리 등 다양한 형태의 홈 프래그런스는 단순히 좋은 냄새를 더하는 수준을 넘어 공간의 분위기와 온도를 좌우한다.

이러한 이유로 계절마다 향을 다르게 쓰기도 한다. 봄엔 화사한 플로럴 계열, 여름엔 시원한 유칼립투스 계열, 가을엔 그윽한 우디 계열, 겨울엔 알싸한 스파이시 계열을 활용하면 공간은 더 따뜻해 보이기도, 더 선명하고 깔끔해 보이기도 한다. 후각 신경이 감정과 직결되는 만큼 향은 심리적 안정에도 여러 도움을 준다. 어떤 향은 집중력을 높이고 어떤 향은 긴장을 완화시킨다.

예컨대 침실에는 불안을 줄여주는 라벤더, 재스민이나 편안한 수면을 촉진시키는 샌들우드, 바닐라, 일랑일랑 등의 향을, 서재나 공부방엔 로즈메리, 시트러스와 같이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는 향을 두면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공간의 기능성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홈 프래그런스는 각각의 장점과 쓰임새를 이해할 때 훨씬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왁스 타블렛
왁스 타블렛

캔들

캔들(향초)은 따뜻한 불빛과 깊이 있는 향이 동시에 느껴져 분위기 조성에 탁월하다. 확산력도 좋아 공간 전체의 기운을 빠르게 바꿔준다. 다만 불을 사용하는 만큼 외출·수면 시 사용을 피하고,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공간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환기가 필수이며, 유해물질 우려가 있는 파라핀보다 소이·비즈·팜 등 천연 왁스와 에센셜 오일 기반 제품이 안전하다. 화재 위험이 걱정된다면 캔들 워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1회 사용은 1~2시간 이내가 적당하다.

 

디퓨저

디퓨저는 향이 담긴 액상에 리드 스틱을 꽂아 자연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불이나 전기가 필요 없어 안전하고 관리가 쉽다. 스틱의 개수·상태로 향의 강도와 지속력을 조절할 수 있으며, 발향이 약해졌을 땐 스틱을 뒤집거나 교체하면 도움이 된다.

패브릭 근처에 두면 옷감이 향을 흡수해 더욱 은은하게 퍼진다. 화재 위험은 없지만, 밀폐 공간에서는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특히 티트리·유칼립투스 등 일부 향료는 반려동물에게 유해할 수 있으니 성분 확인이 필수다.

 

룸 스프레이

룸 스프레이는 즉각적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을 때 가장 유용한 홈 프래그런스 제품이다. 필요할 때 가볍게 뿌리기만 하면 원하는 향으로 공간을 빠르게 환기시키고 리프레시할 수 있다.

다만 지속력이 짧아 자주 사용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제품에 따라 침구나 패브릭에 얼룩이 생기거나 바닥에 액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 전 용도와 권장 사용처를 확인하면 보다 안전하고 깔끔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센스 스틱
인센스 스틱

인센스 스틱

인센스 스틱은 연소 과정에서 퍼지는 자연스러운 향과 은은한 연무가 공간에 깊이를 더해주는 아이템이다.

향의 강도가 과하지 않고, 타는 동안 서서히 퍼져 잔향이 오래 남는 편이라 명상이나 휴식 중 또는 야간에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을 때 특히 잘 맞는다.

제품 종류에 따라 우디·허브·스파이스 계열 등 무드가 뚜렷해 공간의 개성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캔들과 마찬가지로 환기, 가연성 소재 주변 피하기 등의 주의사항이 따른다.

 

사쉐(향낭)와 왁스 타블렛

사쉐는 주머니 모양의 홈 프래그런스로 옷장에 넣어 사용하기에 좋다. 때문에 방향은 물론 방충까지 돕는 제품이 많다. 공간 전체에 향을 퍼뜨리기엔 약하지만 크기가 작고 휴대가 간편해 신발장이나 차량 방향제로도 자주 쓰인다.

비슷한 제품으로 왁스 타블렛이 있다. 캔들 왁스로 만드는 단단한 방향제로 왁스에 향이 나는 오일을 섞어 드라이 플라워나 파츠 등으로 장식하기에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가 좋다. 습기에 강해 욕실에서 사용하기에 제격이다.

 

겨울 추천 향기 레이어링

최근 홈 프래그런스 트렌드는 단일 향으로 공간을 채우는 방식을 넘어 두 가지 이상 향을 겹쳐 새로운 무드를 만드는 ‘향기 레이어링’으로 확대되고 있다. 잘 맞는 향을 겹쳐 사용하면 공간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조율할 수 있고 ‘내 공간만의 시그니처 향’을 완성하는 재미도 있다.

무겁지 않게 겨울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면 우드와 시트러스 조합을 추천한다. 우드 계열의 따뜻한 베이스에 시트러스의 산뜻함이 더해져 겨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답답하거나 무거운 느낌은 피할 수 있다.

겨울 특유의 따스한 달콤함을 강조하고 싶다면 스파이스와 바닐라 조합이 이상적이다. 계피나 클로브 같은 스파이스 향이 바닐라의 부드러운 단 향과 만나 겨울 디저트 같은 포근한 향을 연출한다.

파인과 스모키 조합은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겨울 숲의 분위기를 만든다. 청량한 솔향에 타는 듯한 스모키 향을 더하면 벽난로가 있는 겨울 오두막 같은 무드가 완성된다. 포근하고 아늑한 무드를 원한다면 앰버와 머스크 레이어링이 제격이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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