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임진각과 DMZ 생생누리
아픈역사 위로하는 생태탐방로
DMZ 평화관광도 색다른 체험
대관령 3대 목장
대관령 양떼목장 나무움막 인기
하늘목장 트랙터 마차 재미 쏠쏠
아산 현충사
악동 이순신(?)과의 색다른 만남
‘왕실 온천’ 몸담으면 피로가 싸악
산청 동의보감촌
한방 체험하며 약초밥상도 만끽
하룻밤 자고나면 면역력 급상승
남원 광한루원
춘향전 배경지, 요천 벚꽃길 장관
심수관 도예전시관도 들러볼 만
유난히 혹독하게만 느껴졌던 겨울도 조금씩 끝을 보이고, 이제는 마음 속 생채기를 보듬을 차례다. 한국관광공사는 3월을 맞아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중에서도 역사와 자연이 들려주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은 다섯 곳의 여행지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역사와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분단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꿈꾸다⋯ 파주 임진각과 DMZ 생생누리
DMZ 접경지역에 조성된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은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관광지로 꾸준히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향민들이 고향을 바라보던 임진각과 망배단, 전쟁으로 파괴된 임진강 독개다리, 총탄 자국이 선명한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평화를 상징하는 알록달록한 바람개비 언덕과 함께 자리하며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도 자연의 힘으로 아픈 역사를 위로해준다.
철책 너머로 이어지는 임진각 평화곤돌라는 민통선을 넘는 특별한 이동 수단이다. 곤돌라에서 내려 미군 주둔 시설이었던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하면 70분가량의 가이드 투어를 통해 탄약고, 숙소, 전시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DMZ 생생누리에서는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DMZ의 역사와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어 흥미롭다. VR 드론 라이더, DMZ 비밀의 숲, 미디어아트 전시 등이 있으며, 곤돌라 이용객은 할인 혜택까지 받아볼 수 있다. DMZ 평화관광은 한반도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에서 출발하며 셔틀버스를 타고 제3땅굴, 도라전망대, 통일촌을 둘러보는 약 3시간짜리 코스로 진행된다.
인근의 헤이리 예술마을과 파주출판도시도 파주의 명소로 손꼽힌다. 라이브 드로잉 대가 김정기 뮤지엄과 함께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까지 둘러보자. 지혜의 숲에서는 거대한 서가에서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고, 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에선 직접 활자를 골라 인쇄하는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 있다.
-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64, 파주시청 관광과 031)940-5197

청정자연으로 떠나는 무해한 여행 대관령 3대 목장
평창군과 강릉시 경계에 있는 해발 832m의 고개, 대관령 일대는 풍경도 기후도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넓은 고원지대가 펼쳐지는가 하면 다른 지역보다 기온도 낮고 눈이 많이 내리며 강한 바람이 분다. 이런 지형적, 기후적 조건이 목장과 스키장, 풍력발전단지가 어우러지는 대관령만의 이국적인 풍경을 완성시켰다.
올해 7회를 맞이한 ‘한국관광 100선’에서 5회 연속 선정된 대관령에는 크고 작은 목장이 여럿 있다. 그중 삼양라운드힐과 하늘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이 가장 유명하다. 삼양라운드힐은 서울 여의도 면적 약 7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와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하늘목장에 가면 사계절 운영하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희귀양인 발레 블랙노즈(Valais Blacknose)를 볼 수 있다. 대관령양떼목장은 인기 포토존인 나무 움막이 매력 포인트다. 국내 대표 스키장이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된 모나용평과 알펜시아리조트도 대관령에 자리한다. 대관령에는 다양한 주제의 체험 공간도 가득하다. 동계올림픽을 추억하고 동계스포츠를 체험하는 평창올림픽기념관, 대관령의 신선한 우유로 치즈를 만들어보는 바람마을 치즈체험장, 전 세계 각종 인형을 전시하는 비엔나인형박물관까지 돌아보면 좋다.
-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 대관령관광안내센터 033)330-2799

악동에서 영웅이 된 인간 이순신을 만나다, 아산 현충사
이순신은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을 꼽을 때 늘 1, 2위를 앞다투는 위인이다. 현충사는 이러한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사당이다. 사당을 가장 위에 두고 그 아래로 고택, 활터, 구 현충사 건물, 정려, 기념관 등이 모여 있다.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맨 처음 마주하는 충무공이순신기념관에선 이순신의 업적과 함께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참외를 주지 않는다고 참외밭을 망쳐버린 악동, 무과 시험에 실패하고 좌절하던 청년, 백의종군하던 중 어머니의 죽음에 괴로워 울던 효자 등 그간 알지 못했던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만날 수 있다.
현충사 현판, 이순신 영정, 난중일기, 장검, 서간첩과 교서 등 국보로 지정된 전시물도 여러 개다. 현충사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충사를 둘러본 후 온천욕으로 찌뿌둥한 몸을 풀어보는 건 어떨까? 아산여행에서 온천을 빼면 섭섭하기 때문. 세종대왕을 비롯해 현종, 숙종, 영조, 정조까지 왕들이 사랑한 온양온천은 ‘왕실 온천’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온양민속박물관은 감각적인 전시와 행사로 몇 해 전부터 핫한 여행지로 꼽힌다.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녹음과 화사한 꽃으로 여행자를 맞아주는 세계꽃식물원, 소박한 조명과 꼬마전구가 고요한 밤의 운치를 더하는 공세리성당도 함께 가 볼 만하다.
-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현충사 관리소 041)539-4600

한의학의 성지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떠나는 면역력 충전 여행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충전이 절실한 이때, 산청 동의보감촌으로의 여행은 훌륭한 선택이다. 지리산 천왕봉을 지붕으로 둔 산청(山淸)은 이름 그대로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다. 산청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달디단 공기가 느껴지고, 도시에 찌든 스트레스가 한방에 사라진다. 지리산 자락에서 자라는 1000여 종의 약초로 만든 건강한 음식은 면역력을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그 중심에 허준의 동의보감을 테마로 한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역시 올해 처음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산청 동의보감촌은 허준의 정신과 산청 약초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한방기(氣)체험장, 한방테마공원, 산청약초관, 허준순례길, 한방자연휴양림, 무릉교 등 여러 시설이 거대한 공원 안에 한데 모여 있다. 여기에 한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과 약초밥상까지 즐기고 나면 백세까지 거뜬히 살 것 같은 기운이 샘 솟는다.
산청 동의보감촌 맨 위쪽에 한방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백두대간의 정기가 모여드는 명당이라 하룻밤 숙면과 함께 개운한 아침을 보장한다. 고요한 산청 동의보감촌의 아침을 통째로 누리는 특권도 주어진다. 때 묻지 않은 청정자연과 오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산청은 곳곳이 면역력 강화 여행지다. 빼곡한 고가와 돌담길이 아름다운 남사예담촌, 카페 같은 절집으로 소문나며 젊은 여행자의 발길을 이끄는 수선사, 문익점 선생이 우리 땅에 목화 씨앗을 들여와 처음으로 재배했다는 목면시배유지 등 발길마다 봄기운이 가득하다.
-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61 동의보감촌, 산청 동의보감촌 055)970-7216

전통과 예술, 아날로그 감성이 버무려진 남원 봄 여행
새로운 책장을 넘기듯 봄 기운이 깃들면 춘향전의 배경지이자 아날로그 감성과 벚꽃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남원으로 떠나보자.
남원에는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광한루원, 동쪽에는 남원관광단지가 자리한다. 3~4월에는 요천벚꽃길에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밤이면 청사초롱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공간적 배경이 된 곳으로 삼신섬이 있는 연못, 오작교가 동양적인 자연미를 자아낸다. 춘향사당과 월매집 등 춘향전 관련 명소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밤이 찾아오면 조명과 함께 완월정의 야경이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저녁 6시 이후로 무료 개방되니 밤에 들러도 좋은 곳이다.
요천을 건너 남원관광단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심수관도예전시관이 나타난다.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들의 역사를 간직한 이곳에서는 심수관의 도자기 작품과 사쓰마 도자기의 유래를 살펴볼 수 있다. 관광단지 내 춘향테마파크는 이름 그대로 춘향전을 테마로 한 공간이다.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남원항공우주천문대를 추천한다. 드론 비행 체험, VR 체험장, 천체투영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있고 주관측실에서는 태양과 천체 관측이 가능해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도 제격이다.
- 전북 남원시 요천로 1447 광한루원, 전북 남원시 어현동 37-161 남원관광단지, 남원시종합관광안내센터 063)632-1330
- 신다솜 칼럼니스트 shinda.writ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