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석·박사 통합과정 운영
5년반 만에 산업계로 진출 연계

이공계 우수 인재들의 해외유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에 나선다. AI 우수 인재가 5년 반 만에 학·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산업계로 진출 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도 신설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모두를 위한 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부처별 연계 정책으로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AI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우수 AI 인재가 대학 입학 후 5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대 초중반에 산업·연구계로 진출 할 수 있도록 신속 처리제(패스트 트랙)을 신설한다. 통상 박사과정을 마치기까지 8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학·석·박사 통합과정을 운영해 대폭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우수 학부생 400명을 선발해 연간 2000만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를 지원한다.
AI 인재 조기 양성을 위해 초·중등 AI 중점학교를 현재 730교에서 2028년까지 2000교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한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AI 특화 교육과정 지원 대상을 현재 14교에서 내년 27교 전체로 늘리고, AI 입학 전형도 강화한다.
AI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내년 3개 거점국립대를 ‘지역 AI 거점대학’으로 선정하고 300억원을 투입한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AI 단과대학 설치, 지피유(GPU) 등 인프라 구축 비용도 지원한다.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산업수요에 맞는 AI 인재 계약학과를 확대하고, 졸업 예정 학생들이 기업에서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턴십도 지원한다. 이에 따라 지역 대학·기업·연구소 등이 협력하는 ‘지역 AI 인재양성 체계의 중심’이 되도록 추진한다.

최근 국내 AI·이공계 인재가 더 나은 연구환경과 경력 기회를 찾아 빠르게 해외로 진출하는 현실이 이번 정책 마련의 핵심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는 2010년 약 9000명에서 2021년 1만8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국내 이공계 주요 5개 대학 출신 인력의 순유출은 47.5%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00여명의 국내외 이공계 인력 조사 결과 응답자 중 국내 근무 인력의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에는 그 비중이 70%에 달했다.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는 ‘연봉 수준 등 금전적 요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는 체계적인 성장경로와 미래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중요 원인이라 보고, 우수 인재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 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AI 인재 양성은 국가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며 “생애주기별 AI 기본 교육을 지원하고, 인공지능 전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다양한 AI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