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사업 NEXT ➎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성패는 공동사업에 달려있다. 지금까지 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은 대부분 공동구매와 판매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색다른 공동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끄는 조합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2년 전 중기중앙회가 공동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공동사업 전담주치의’ 컨설팅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뉴스>는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는 협동조합들을 만나 그 현장을 직접 들여다봤다.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이 2024년 2월 준공한 부산스마트공동물류센터는 380여 조합원사가 공동 이용해 평균 30%의 물류비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이 2024년 2월 준공한 부산스마트공동물류센터는 380여 조합원사가 공동 이용해 평균 30%의 물류비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 제조업계에 새로운 물류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이사장 성기인)이 주도해 올해 2월 준공한 ‘부산스마트공동물류센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후, 중소 제조업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제조업 물류혁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기인 이사장은 “스마트공동물류센터는 단순한 창고가 아니라 부산 산업의 공급망을 잇는 혁신 플랫폼”이라며 “조합원사들의 실질적인 물류비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산업단지의 다수 중소 제조업체는 대기업의 2~4차 협력사로, 원자재 조달력과 물류 효율성 면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성 이사장은 “부산은 제조 기반은 탄탄하지만, 영세한 뿌리기업들이 원자재와 물류를 공동 대응할 시스템이 부족했다”며 “스마트공동물류센터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2020년 부산시 경제부시장 주재의 기계산업 간담회에서 처음 제안됐다. 이후 뿌리기업 수요조사와 사업계획 수립을 거쳐 스마트그린산단 사업으로 선정됐으며, 총 85억원이 투입됐다. 국비 50억원, 시비 8억원, 민간부담금 27억원이 투입됐고, 조합은 자체 부지를 활용해 사업을 주도했다.

현재 센터는 1000평 규모로, 무인 자동화 창고(A동)와 일반 창고(B동)로 구성돼 있다. AGV(무인운반차), ACS(제어시스템), 바코드 시스템 등 10종의 스마트 장비를 갖춰 실시간 입·출고와 재고 관리가 가능하다. 지난해 하반기 시범운영에서는 서부산권 산업단지 내 200여개 중소기업이 시스템을 이용해 약 8억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두는 등 가시적 성과를 냈다.

 

성기인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 물류 효율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1000평 규모인 공동물류시설을 7000평으로 확장한 ‘기계·부품 중소기업 공동 활용 물류센터’ 설립과 공동전시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성기인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 물류 효율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1000평 규모인 공동물류시설을 7000평으로 확장한 ‘기계·부품 중소기업 공동 활용 물류센터’ 설립과 공동전시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공동물류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

성 이사장은 “공동 이용만으로 물류비를 평균 30% 줄였다”며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글로벌 물류망 구축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현재 1000평 규모의 시설을 7000평으로 확장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열린 부산시와의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 공동물류센터 확장과 물류 스마트화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실시간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

제조 中企 물류비용 대폭 절감

시와 손잡고 혁신생태계 조성

센터 7천평 규모로 확장 추진

성 이사장은 “조합원사들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창고 공간이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며 “이제는 7000평 규모의 ‘기계·부품 중소기업 공동 활용 물류센터’를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강서구 화전동 트라이포트 물류지구(동북아물류플랫폼)를 최적 부지로 꼽았다. “항만, 공항, 산업단지가 인접해 있어 기계·부품 산업의 수출 전진기지로 최적이다. 부산시가 트라이포트 개발 과정에서 중소기업 전용 물류센터 부지를 반드시 확보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와 조합이 협력하면 중소기업 물류 효율화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트라이포트 물류지구 내 부지 확보와 행정·재정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성 이사장은 “시와 조합, 기업이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 원자재 공동조달과 공동배송, 해외 물류 연계까지 가능한 스마트 제조물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물류를 처리했다면, 이제는 집단적 대응이 필요한 시대”라며 “부산 제조업은 공동물류를 통해 물류비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수출·기술 선순환 구조 구축

조합은 물류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해외수출 지원과 기술 전시까지 연계하고 있다. 격년제로 개최하는 ‘부산국제기계대전’은 국내 제조기업들이 글로벌 바이어와 실질적인 계약을 맺는 장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 기업들의 수출 판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성 이사장은 “기계·부품 중소기업 공동 활용 물류센터 내 상설 전시관을 조성하면 물류·수출·기술이 선순환하는 산업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조합과 부산시가 함께 산업 혁신을 추진하고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부산 제조업 미래 설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기인 이사장이 경영하는 성원하이텍은 친환경 불연 금속 흡음재 ‘마이코텍스(Mycotex)’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공공·국방 분야에서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소음 저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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