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기술인 98명 중 11명이 조합원사 회원
명장 2명·우수 숙련 8명·기술전수자 1명 뽑혀
우수 숙련기술자 80% 이상이 중소기업계 포진
기술인력 산실… 국가산업 경쟁력 중추역할
中企협동조합 통한 숙련 기능공 양성 시급
정부, 명장들이 우대받는 정책 발굴 바람직

대한민국명장과 숙련기술자는 객관적인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선발된 후 소속된 기업이 확인될 만큼 철저하게 개인의 능력으로 뽑힌다.
대한민국명장과 숙련기술자는 객관적인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선발된 후 소속된 기업이 확인될 만큼 철저하게 개인의 능력으로 뽑힌다.

금형제조의 달인인 유만준 구미에이테크솔루션 부장과 화훼장식의 장인인 최영옥 매화플라워아트 대표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 8월 30일 선정한 ‘대한민국명장’이 됐다. 대한민국명장은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하고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1년에 16명만 뽑을 만큼 심사가 까다롭고 경쟁은 치열하다.

중소기업인이 ‘명장’ 주도

특히 유만준 부장과 최영옥 대표는 각각 중소기업협동조합인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과 경남공예협동조합사 소속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부는 올해 대한민국명장 16명, 우수 숙련기술자 77명, 숙련기술전수자 5명 등 총 98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협동조합원사는 11곳에 달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드높이는 숙련기술 증진을 선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1986년 처음으로 대한민국명장 선정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선정된 명장은 총 696명에 불과하다. 2011년부터 선정한 우수 숙련기술자는 700명이며, 1995년부터 선정한 숙련기술전수자는 145명이다.

이들 대한민국 대표 기술인들의 소속을 살펴보면 굴지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다수 배출되는 특징이 있다.

대한민국명장과 숙련기술자는 객관적인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선발된 후 소속된 기업이 확인될 만큼 철저하게 개인의 능력으로 뽑힌다.

올해 선발된 대한민국명장 16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이 중소기업계에서 나왔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하고 관련 숙련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명장’의 자격을 중소기업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의 우수 숙련기술자 77명 가운데 80% 이상이 중소기업 대표나 소속 직원들일 정도로 중소기업계가 대한민국 숙련기술인 양성의 모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전통 기술과 산업 핵심 기술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숙련기술전수자’ 5명은 모두 중소기업 대표가 영예의 이름을 올렸다. 숙련기술전수자는 15년 이상 종사한 장인이 보유 숙련기술을 전수대상자에게 전수하려는 사람 중 선발된다.

“숙련기술 전수에 힘쓸 것”

올해 대한민국명장에 선정된 ㈜능인솔루션 신현종 대표는 컴퓨터시스템 분야 전문가로 종합객실관리시스템, 출입통제 및 전력제어를 통한 에너지효율 증대 시스템을 구축한 테크CEO다. 신현종 대표는 “그동안 기업대표로서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재직 근로자의 학습기회 부여를 위해 일학습병행 사업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는 대한민국명장의 위상에 맞게 보유하고 있는 숙련기술을 전수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일학습병행은 기업이 청년 채용을 하면서 동시에 교육기관에서는 이론교육을, 기업에서는 도제식 현장훈련을 실시하는 제도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능력을 현장에서 바로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숙련기술인 인식개선 시급

정부가 다양한 산업의 숙련 기술명장들을 선발하고 기술인 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기술인력 확보가 국가 산업 경쟁력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1970년대 경제개발5개년 계획에 맞춰 공업계고교 및 직업훈련기관의 확대와 집중 지원을 하면서 수백만명의 기능인력을 배출해 왔다. 이들 기능인력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현재 과학기술 산업계의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 일본의 종신고용과 장수기업 계승을 통한 숙련기술인 양성은 주도면밀한 제조산업의 기술인력 양성 시스템이었고 이는 각각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술선진국의 표본이었다”라며 “이처럼 숙련기술인 양성이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다양한 산업에 포진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숙련기술자 양성 지원사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산업 현장의 숙련기술 인력은 심각한 부족에 직면한 상황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도 컸지만 직업계고등학교의 정원 감소와 숙련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도 미비한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술인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풍토 조성을 위해 매년 우리나라 최고의 숙련기술인 ‘명장’을 발굴하고, 기술로 성공한 숙련기술인을 매달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민국명장은 “지금 산업계는 단순한 인력난 문제 보다 숙련기술 수준 하락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며 “50대 이상의 장년층 숙련기술인력이 조만간 대거 은퇴하게 될테데 젊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숙련을 요구하는 기술인 양성 시장에 진입을 회피하고 있어 우리나라 산업기반이 급격히 훼손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올해 대한민국명장 등 숙련기술인 선정과 관련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선정된 명장, 숙련기술자 및 전수자들은 산업현장에서 지식과 기술을 갈고닦아 자신의 분야를 빛내고 있는 주인공들이자 후배 숙련기술인에게는 등대와 같은 존재”라며 “오는 9월 9일이 첫 ‘숙련기술인의 날’로 지정된 만큼 정부도 숙련기술인들이 인정받고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 대한민국 명장 : 1986년 도입된 명장 제도는 산업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분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칭호로, 사단법인 및 단체에서 인정하는 명인, 명장과는 그 혜택과 명예를 견줄 수 없는 고용노동부, 국가기관에서 인정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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