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공익 재단법인 경청이 개최한 ‘대기업 아이디어 탈취 피해기업’ 기자회견에서 피해 중소기업들이 주장한 5곳의 대기업 행태는 대부분 닮은 꼴이었다.

바로 △중소기업과 상호 긴밀 교류(시연회 및 자료 요구 등) → △기밀 탈취 후 자체 사업화 진행 → △출시일 앞당겨 시장 선점(or 시장 성숙 후 대대적 출시행사) → △분쟁 과정서 우월적 지위로 소송 장기화 등의 교묘한 시장 장악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피해 중소기업들은 분쟁 발생 전에 대기업과 상호 협력을 의지를 다지는 과정을 겪는다.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제품 시연을 하기도 하고, 관련 기술 자료 및 영업 정보를를 제공한다. 일부는 NDA(기밀유지협약)를 체결해 더욱 민감한 자료도 전달한다.

이후에도 대기업들은 피해 중소기업의 제품 모니터링을 줄기차게 진행한다. 초창기 시장에서 겪는 사업의 시행착오를 비롯해 플랫폼 및 제품 업데이트 등의 노하우를 중소기업에게서 간접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이다.

이어 자체 사업 개발 단계를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대기업은 특허 출원을 하기 시작한다. 일부는 별도 사업체 법인을 출범시키고 핵심 사업모델로 그간 접촉한 중소기업 제품을 검토한다.

원천 아이디어를 갖춘 중소기업 제품과 거의 흡사한 ‘미투’ 제품을 준비하는 막바지 단계인 것이다.

최종 단계는 시장 진입 단계다. 한 대기업은 세간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미국 CES 행사에서 공식 출시를 하면서 선점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다른 대기업은 시장이 성숙하기를 기다렸다가 적시에 개발된 플랫폼을 선보이고 대기업의 우월적 시장지위로 단번에 장악하는 전략도 펼친다.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는 “IT분야에서 어떤 대기업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기업이 영업 기밀을 탈취한 후 편법 꼼수로 시장을 진입한다면 스타트업들은 향후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갖춘 수많은 스타트업이 설 자리가 사라지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선 기술 탈취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공정거래법상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한 기업에 최대 3배까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5배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마련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후속 개정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상기 기사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장에서의 발언 내용과 재단법인 경청이 피해 중소기업의 의견을 정리한 참고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중소기업뉴스>는 해당 분쟁과 관련한 다른 이해관계자의 반론권을 존중합니다. 이견(異見)이 있다면 관련 입장을 <중소기업뉴스>로 전달해주기 바랍니다. ☎ 02-2124-3196 (goenergy@k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