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중소기업 정책 철학·비전 제시]
기술탈취 원천봉쇄·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제시
​​​​​​​뿌리산업 스마트화·코로나 피해지원 확대도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중소기업 정책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중소기업 정책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전환적 공정성장 전략으로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를 만들고, 중소기업의 공정 안전망을 구축하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하나씩 제시할 때마다 객석에 자리한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으로 대·중소기업 간 힘의 균형 회복 및 상생협력 촉진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 중소기업 종사자도 행복한 사회 구축 정부의 벤처투자 대폭 확대 및 대규모 펀드 조성 현장 중심 지원을 통한 소상공인·전통시장 경쟁력 증진 등 중소기업 정책 4대 비전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대공황 시기의 뉴딜처럼 정부의 대대적 투자로 대전환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자유로운 창의와 혁신의 시장질서는 공정성 없이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정성장의 한 내용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남과 여,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균형을 완화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사회 전체적 부를 공정하게 배분하고, 구성원들이 기회를 누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가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정한 환경에서 기업인들이 창의와 혁신이 가능하도록 해주고, 자유로운 시장 안에서 혁신과 새로운 신산업 신기술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길은 중소기업한테 단결권을 주고, 집단적으로 교섭할 권한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 벤처창업투자 대폭 확대

그는 공정한 거래 질서 구축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 원천 방지 디지털플랫폼 사업자의 갑질 근절 등 플랫폼 시장 공정성 확보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및 하도급 불공정거래 행위 차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협상력 강화 자발적 상생기업 우대 제도 마련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를 위해서는 기업인이 존경받는 문화 조성 첨단기술 분야의 중소기업 인력 육성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 수준 향상 제조뿌리산업의 스마트화 지원 거점별 중소기업 물류센터 구축 중소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창업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창업연대기금 등 정부의 벤처투자 대폭 확대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연 30만개 목표 클라우드 펀드·기술 플랫폼 구축 데카콘 기업 육성 위한 메가 테크펀드 조성 등에 의지를 밝혔다. 또 실패도 자산이라며 실패사례 연구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실패의 경험을 자산화하고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과 전통산업을 위해서는 임차상인 임대료 부담 완화 공정한 임대차 계약 모형 확산 프랜차이즈 허가 관리 및 계약 제도개선 노란우산 공제 및 복지 사업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한 이 후보는 국내 소상공인 평균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지역화폐 발행 대폭 확대 소상공인의 부담 경감을 위한 공공배달플랫폼 전국 확대 도입 상권 공공 라이더 활동 지원 등을 제안했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상권별 맞춤형 지원체계 마련 자영업 창업 및 경영지원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조합·상권 등 협업화 지원 확대 영세 소공인 대상 개방형 복합지원센터 구축 등 대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기업가들로부터 친기업적 광역자치단체장 1위로 선정된 이력을 강조하며 노동 존중과 기업 존중이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 진짜 기업 프렌들리는 유착이 아니라 공정임을 실천으로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정책 비전 발표가 끝나자 중소기업인들의 현장 건의가 이어졌다. 특히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8월 이 후보가 대선 예비후보 시절 중기중앙회를 방문해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SNS에 올렸던 ·중소기업 양극화를 바로잡지 않으면 중소기업들의 설 땅이 사라진다는 호소가 가슴에 와 닿았다는 글을 소개하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통과돼, 협동조합의 공동행위가 허용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 협동조합법 개정안 우선 처리

신익철 한국재생유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국내 사업확장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구매제도 등 사업영업 보호제도를 더욱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문식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동편향 정책으로 인해 중소기업 인력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획일적인 주52시간 등 지나친 노동규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디지털경제시대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인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 현장 수요에 맞는 대학교육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길재 충북충주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제도인 노란우산공제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가입자가 불가피한 사유로 해약할 때 발생하는 세금문제를 개선하고, 가입자에게 복지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중소기업 비전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중소기업 비전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중소기업이 살아야 고용이 늘고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올라가야 일자리의 질이 좋아진다면서 독일처럼 강소기업 중심으로 경제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협동조합 공동행위 허용과 관련,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당 차원에서 최우선 입법으로 분류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이 후보가 협동조합의 공동행위 허용, 노란우산 혜택 확대 등 중소기업 현안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정책비전에 담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 후보가 중소기업의 현실을 짚고 이에 대한 해법을 지적할 때마다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한편, 이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면 5월 개최예정인 중기중앙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 꼭 참석해 달라는 김기문 회장의 요청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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