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기포·고소한 풍미 일품
와인수입 감소 속 나홀로 증가
위스키 넘어 주류 대세로 등극
佛샹파뉴 생산 와인이 최상품

움직임 없이 오랜 보존 바람직
45도 기울여 따야 거품 안 넘쳐
목 긴 잔이 향 음미에 효과적
잔 흔들며 마시면 생동감 상실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만은 3년 연속 꾸준히 오르며 새로운 주류 트렌드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중이다.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만은 3년 연속 꾸준히 오르며 새로운 주류 트렌드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중이다.

또다시 주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한때 열풍과도 같았던 위스키 바람이 서서히 잦아들고, 이 틈을 타 스파클링 와인이 보글보글 기포를 피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와인 수입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중에도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은 더 많아졌다. 1억515만달러(약 1420억원)으로 9845만달러였던 전년 수입액 대비 7%가량 증가한 수치다.

2021년 팬데믹에 의한 홈술 문화에 따른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만은 3년 연속 꾸준히 오르며 새로운 주류 트렌드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중이다.

 

알고 마시면 다른 버블의 세계

오밀조밀 촘촘한 기포와 산뜻한 과실향 뒤로 효모에 의한 고소한 풍미가 일품인 스파클링 와인은 발포성 포도주를 일컫는 용어다. 흔히 샴페인을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격으로 생각하고 사용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은 구분해서 써야 하는 용어다.

샴페인이라는 이름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의 영어식 발음이다. 발포성 와인을 만드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샹파뉴 지역의 전통적인 제조 방식인 샹프누아즈(Champenoise)다. 샹프누아즈는 1차 발효가 끝난 와인 원액에 효모와 당분을 추가해 병 속에서 수개월 간의 2차 발효를 거쳐 탄산을 만든다.

이와 같은 샹프누아즈 방식은 17세기 샹파뉴 지역 내 오빌리에 베네딕틴 수도원에서 ‘돔 페리뇽(Dom Perignon)’이란 수도사에 의해 대중화됐다. 그는 날씨가 추울 때 발효가 멈췄다가 봄에 다시 발효가 시작되며 병 밖으로 터져 나오는 와인이 기포도 있고 맛도 좋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샴페인이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데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탄산가스를 보존하기 위한 튼튼한 코르크 마개까지 개발한다. 지금도 돔 페리뇽이 최고 명품 샴페인 제품 중 하나로 통한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인 샹프누아즈 방식으로 만든 모든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샴페인이 스파클링 와인의 한 종류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이 될 순 없다.

 

크레망, 까바, 프로세코 등 명칭만 알아도 제조국부터 제조 방식 구분 가능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엔 두 가지 조건이 따른다. 하나는 샹프누아즈 방식을 취해 만든 것이어야 하며 또 하나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만 생산돼야 한다는 점이다.

샹파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이자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샹파뉴에서 만든 샴페인은 AOC(프랑스 농산품 및 식료품 분야에서 법규로 통제하는 원산지명칭) 사무국에 의해 관리되며 샹파뉴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에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샹파뉴를 제외한 지역에서 샴페인과 같이 제조한 스파클링 와인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국가별로도 각기 다르다.

먼저 샹프누아즈 방식으로 만들었지만 샹파뉴가 아닌 알자스나 부르고뉴, 루아르 등의 다른 프랑스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Cremant)이라고 하며 뒤에 지역명이 붙는다. 가령 알자스에서 생산한 크레망이면 크레망 달자스(Cremant d’Alsace), 부르고뉴산은 크레망 드 부르고뉴(Cremant de Bourgogne)와 같은 식이다.

스페인에서는 주로 까탈루냐 지역에서 샴페인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는데 까바(Cava)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젝트(Sekt)라고 하는데 젝트는 샹프누아즈는 물론 샤르마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도 포함한다.

샤르마(Charmat)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이다. 전통적인 샴페인 제조방식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방법으로, 커다란 스테인레스 통에 착즙한 포도 원액을 대량으로 넣어 1차 발효를 거친 후 당분을 첨가해 병이 아닌 압력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진행해 빠르게 탄산을 제작한다.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프랑스에선 뱅 무쉐(Vin Mousseux)라고 하며, 이탈리아의 프로세코(Prosecco)도 샤르마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에 해당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당도에 따라 스파클링 와인을 한층 세밀하게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스파클링 와인은 당도에 따라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Brut),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섹(Sec), 드미섹(Demi-Sec), 두스(Doux)로 나뉜다.

가장 드라이한 것부터 단맛이 느껴지는 순으로 나열한 것이다. 당도에 대한 선호도는 취향에 따라 갈리지만 드라이하면서도 약간의 잔당이 느껴지는 브뤼가 대중적인 편에 속한다.

 

스파클링 와인의 핵심은 버블… 기포 유지하며 마시는 노하우

샴페인을 예로 들면, 샴페인은 최소 6기압이라는 높은 압력을 지닌다. 이 때문에 일반 와인보다 더 두꺼운 코르크를 써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철사로 코르크 주변을 꽁꽁 동여매 코르크가 터지는 것을 방지한다.

스파클링 와인을 안전하게 따기 위해선 먼저 와인병을 시원하게 칠링하고 와인병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오래 두는 것이 좋다. 와인을 따는 과정에서 기포가 흘러넘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어느 정도 안정화가 이뤄졌다면 조심스럽게 딸 차례. 먼저 병 주변의 물기를 닦고 알루미늄 포일을 제거한다. 다음으로 병목을 잡은 손의 엄지로 와인 마개 윗부분을 세게 누르고 다른 손으로 꼬인 철사를 돌려 풀어준다. 이때 마개는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데, 병 속 기압에 의해 코르크가 하늘로 솟구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병을 45도로 기울인 뒤 병목을 잡지 않은 손으로 병 아랫부분을 살짝 돌리면 압력에 의해 코르크가 서서히 올라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코르크가 튀어 오르지 않도록 계속해서 엄지의 힘을 유지하며 마개가 80%쯤 올라왔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코르크를 살짝 꺾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약간의 김 빠지는 소리와 함께 코르크 마개가 자연스럽게 열린다.

따를 때에는 맥주처럼 와인잔을 기울여 따르다가 서서히 잔을 수직으로 세우면서 따르기를 멈추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을 더 오래 감상할 수 있으며 목이 긴 잔에 반 또는 2/3 정도 따랐을 때 향을 보다 잘 느낄 수 있다.

한편,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에도 습관처럼 잔을 돌리며 스월링(swirling)을 하는 경우가 있다. 스월링은 글라스를 돌리며 와인을 공기와 접촉시켜 발향이 더욱 잘 되도록 하는 행위인데 레드 또는 화이트 와인과 달리 스파클링 와인에 스월링은 필요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스파클링 와인이 담긴 잔을 흔들면 와인 속 이산화탄소가 빠르게 분산되며 버블과 스파클링 와인 특유의 생동감을 잃게 된다. 스파클링 와인의 핵심 요소는 버블이다. 이 버블을 얼마만큼 섬세하게 잘 표현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지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스파클링 와인 특성상 잔을 흔들어 기포를 죽이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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