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9%가 전기료 인상 부담 가중
에너지설비 지원금액 상향 촉구
적격심사제 적용도 강력히 요청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 다섯 번째부터)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 다섯 번째부터)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한국전력은 자타공인 공공조달 시장의 큰손이다. 2023년 기준 6.2조원의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했으며, 이는 공공기관 중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 7일 열린 간담회는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와 공공조달 시장의 거대한 구매력을 가진 한국전력의 만남이었던 만큼 1시간 가까이 진행되며 다수의 중소기업 현안들이 논의됐다.

먼저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해 상생협렵법과 하도급법 개정으로 납품대금연동제가 도입됐고 한국전력도 공공기관으로서 시범사업 참여기업으로 동참하고 있지만, 한국전력이 납품대금연동제보다 요건이 까다로운 국가계약법상 물가변동에 의한 계약금액조정제도를 주로 활용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협력업체 대상 납품대금연동제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재광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이사장은 “한국전력에서 주요 기자재에 대한 입찰 진행 시 적격심사가 아닌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함에 따라 저가 출혈경쟁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애로가 심화되고 원가보전 곤란에 따른 제품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타 공공기관의 경우 이러한 부작용을 감안해 최저가낙찰제를 지양하고 있다”면서, “한국전력도 주요 기자재 구매 시 최저가낙찰제를 지양하고 적정가격을 보장할 수 있는 적격심사제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간담회에서 가장 많은 시간 논의된 과제는 단연 전기요금 관련 건의였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이사장은 “중소기업의 94.9%가 인상된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제조업 근간인 뿌리산업 등 전력다소비 중소제조업의 경우 제조원가 대비 전력요금 비중이 업체당 평균 12.2%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박평재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중소기업 전용요금제는 덜 내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내는 것”이라 강조하며, “△전력수요가 낮은 6월·11월 전기요금을 여름·겨울철 요금이 아닌 봄·가을철 요금으로 적용하고, △토요일 낮시간대의 중부하 요금제를 경부하 요금제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이 원가절감 등을 위해 활용중인 중소기업공동시설의 노후도가 심각하다”면서 “중소기업공동시설의 에너지고효율 설비교체 지원을 위해 지난해 뿌리산업에 한해 지원됐던 ‘공동시설에 대한 에너지고효율 설비교체 지원사업’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고 지원한도도 공동시설당 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역시 “2022년부터 중소기업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급등하면서 뿌리중소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뿌리기업 전용요금제 도입 등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경준 광주전남아스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전력이 지난 2019년부터 운영 중인 ‘실무협의체’의 활성화를 요청했다.

임경준 이사장은 “‘실무협의체’가 한국전력의 주요정책을 설명하고 중소기업의 현장애로를 수렴하는 소통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면서 최근 지속적으로 회의가 순연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3년 주기의 중소기업자간경쟁제품이 지정되는 해인 만큼 중소기업제품의 가장 큰 구매처인 한국전력과 중소기업계의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전력의 실무협의체를 연 2회 이상 정례화하자”고 건의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전례없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때”라며, “전력생태계의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코로나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실무협의체 운영이 주춤했는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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