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학 및 제약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이 고속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학 및 제약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이 고속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학 및 제약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이 고속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제약 시장 규모는 약 1조4200억달러로, 이는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의 2.7배에 달한다.

지난해 3월 정부는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정부 주도로 연매출 1조원을 확보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국내 제약사를 글로벌 제약사로 육성하며, 의약품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수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정부 계획과 함께, 올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기대되는 국산 신약들이 대거 대기하고 있다.

FDA 허가 여부가 가장 임박한 건 국내 바이오 기업인 HLB가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다. 리보세라닙은 2007년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미국 어드벤첸연구소로부터 글로벌 판권을 인수해 임상 중인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HLB는 지난해 7월 FDA에 칼렘리주맙(중국 항서제약의 항암제)과 간암 1차 치료제를 위한 병용요법으로 리보세라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HLB는 지난해 5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7월 본 심사 개시, 11월 현장 실사 등의 절차까지 완료했다. 이후 올해 3월 품목허가를 위한 최종 리뷰가 진행되고, 5월 최종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되게 된다.

최근 FDA 현장 실사에서 문제없이 통과됐다는 소식과 함께 허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에 HLB 주가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도 올해 FDA 승인이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약 12억55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존슨앤드존슨이 지난달 자사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FDA에 허가를 신청하면서 오는 9~10월이면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도 미국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3상이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4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일본 다케다제약의 보케즈나와 함께 관련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FDA 허가를 획득한 국산 신약은 8개다. 2003년 LG화학이 ‘팩티브(항생제)’를 승인받으면서 국내 최초로 FDA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2014년 동아ST가 ‘시벡스트로(항생제)’ △2016년 SK케미칼 ‘앱스틸라(혈우병)’ △2019년 SK바이오팜 ‘수노시(수면장애)’와 ‘엑스코프리(뇌전증)’ △2022년 한미약품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 △2023년 셀트리온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와 GC녹십자 ‘알리글로(면역결핍증)’가 FDA 허가를 받았다.

FDA는 의약품 품목허가 기준이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해 FDA가 신약 승인을 내준 건수가 2022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는 신물질신약(NME·합성의약품) 38개, 바이오신약(BLA) 17개 등 모구 55개에 달하는 신약을 허가했다. 신약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형은 항암제다.

지난해 허가받은 신약 55건 중에서도 항암제가 13건(24%)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항암제는 대체로 시장 규모가 매우 크고 특정 암에 대해 허가를 받게 되면 다른 암에 대해서도 빠르게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FDA 문을 두드리는 건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심사가 까다로운 만큼 FDA 허가를 받으면 다른 국가로 진출하기가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의약품 시장은 2022년 6290억달러로 규모로, 오는 2027년에는 763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도 올해 제약·바이오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당장 2020년만큼 좋아질 순 없더라도 기회가 계속 열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더 많은 신약이 시장에 나올수록 이전에 없던 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는 만큼 제약·바이오업계선 올해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할 만큼 거대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라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국산 신약들이 FDA 허가 승인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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