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가성비 앞세워 급증세
음식·생활용품 넘어 가전까지 확산
유통사, 강소 中企제품 발굴 잰걸음

 

고물가 시대 가성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라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PB를 론칭하고 이를 전면에 앞세워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기업인 티몬은 식품 전문 PB로 ‘베리벨류’를 론칭했다. 고물가에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가성비 식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자체 식품 브랜드를 준비했다는 게 티몬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첫 PB상품군으로는 캡슐커피를 택했다. 지난 하반기 캡슐커피 검색량이 2022년 동기보다 11% 증가하는 등 인기가 고공행진 하는 점을 반영해 품질과 맛, 가격을 모두 갖춘 상품을 내놓고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티몬은 이를 시작으로 상품군을 식재료 전반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 역시 자회사 CPLB를 통해 ‘곰곰(식품)’, ‘탐사·코멧(생활용품)’ 등의 PB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18개 패션 PB 역시 판매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쿠팡의 온라인쇼핑 시장점유율은 24.5%로 업계 1위인데, 쿠팡의 성장 배경에는 다양한 PB상품이 자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PB의 확대는 곧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의미한다. 쿠팡의 PB 협력사 90%는 중소기업이며, 중소제조사의 80%는 서울 외 지역에 분포하고 있어 지역별 고른 성장의 기회 마련에도 도움을 준다.

편의점 역시 PB의 인기에 따라 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다. GS25에서 지난달 중순까지 매출 및 판매 순위에 있어 1위를 차지한 제품은 PB상품인 원두커피 ‘카페25’다.

또 다른 PB상품인 ‘유어스 아이스컵’은 판매 2위, 매출 4위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세븐일레븐도 매출 기준으로 PB상품인 원두커피 ‘세븐카페’와 컵얼음 제품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CU의 초저가 PB ‘득템시리즈’ 역시 판매량이 제조사브랜드(NB) 상품을 제치고 각 카테고리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상태다.

세부적으로 △계란 △치즈핫바 △닭가슴살 △김치볶음밥 △콰트로 치즈피자 △순살치킨 △김부각 △각티슈 △롤티슈 △휴대용티슈 등 10개 제품이 해당 상품군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는 게 CU 측의 설명이다. 이들 상품은 품질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기성 상품보다 가격이 20~45%가량 저렴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에 CU측은 ‘득템시리즈’의 상품 종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U 관계자는 “PB상품의 인기 비결은 가격 경쟁력인데 계속되는 물가 인상에 보다 저렴한 상품을 찾는 수요가 초저가 PB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편의점 주 고객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CU는 자체 PB상품을 넘어 타사의 PB상품 특화 브랜드 매장을 론칭하며 고객 유입에 나선 상태다. CU는 최근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와 손잡고 ‘CU 컬리 특화 편의점(CU 타워팰리스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GS25 역시 GS슈퍼마켓(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 ‘리얼프라이스’ 상품들을 편의점 소비에 적합한 형태로 변형 및 새롭게 기획해 편의점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PB의 인기는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넘어서 가전제품 등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PB ‘하이메이드’의 매출은 지난 2020년 이후 연평균 20%씩 신장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하이메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대에서 지난 11월 말 기준 4%까지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 상품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없는 품질 경쟁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갈수록 높아져 유통업체와 중소기업의 윈윈(win-win)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에 많은 유통기업들이 PB 인지도 확대 및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수한 강소기업 상품들을 발굴하는 작업에 더욱 열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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