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2세대 교류를 통해 양국 미래 경제의 주역들이 지속 협력하여 서로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일본 2세대들의 한국 방문시 적극적으로 돕겠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 중소기업대학교에서 열린 한·일 중소기업 2세대 교류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밝힌 말이다.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기업승계 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소속 차세대 CEO들이 일본 탐방에 나섰다. 이번 일본 탐방은 기업승계를 통해 혁신성장하고 있는 우수 기업방문과 1962년 설립되어 운영중인 중소기업대학교 방문을 통해 선진 기업승계 문화를 배우기 위한 목적이다.

승계기업인 오자와주조와 우치다공업을 방문했을 때, 선대 경영자가 버선발로 나와 차세대 CEO들을 반갑게 맞이해줬고, 직접 기업에 대해 설명해줬다고 한다. 한 차세대 CEO가 기업승계를 완료한 회장의 역할에 대해 묻자, 선대 회장은 기업의 어려웠던 과거가 떠올랐는지 눈시울을 붉히며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기업을 사랑하고 기업을 더 챙겨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지막 일정으로 차세대 CEO들은 일본 중소기업대학교를 방문해 중소기업대학교의 핵심 교육과정인 ‘경영 후계자 양성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과정 중인 일본 2세대들과 교류회를 가졌다. 교류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일본 2세들과 인사를 나누며, 추후 한국 방문 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양국 2세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양국 2세대들은 계획한 교류회 시간을 20분 초과하며 우애를 다졌고, 헤어질 시간이 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은 중소기업 강국이고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 약 3만3000개, 200년 이상 장수기업은 약 4000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기업이 있다. 이처럼 장수기업이 유독 많은 것은 일본의 사업승계 지원제도와 경영 후계자에 대한 교육의 힘이 크다.

이런 일본조차도 최근에는 저출산 고령화가 심해짐에 따라 사업승계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60세 이상 경영자 중 후계자가 없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일본은 2025년이 되면 70세 이상 경영자 기업이 약 245만개까지 증가하고, 약 127만개의 기업이 후계자 부재로 폐업 및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약 650만개의 일자리 소멸과 약 22조엔(200조원)의 GDP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처럼 한·일 양국 모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업승계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일본은 중소기업 대표자 고령화 문제를 직시하여 2018년 사업승계 특례제도 도입으로 파격적으로 상속세·증여세를 전액 유예해주며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 70대 이상 중소기업 대표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중소기업 대표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만큼 제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추후 일본의 중소기업 2세대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업승계 지원제도가 모두 개선되어 일본이 우리 제도를 배울 수 있도록 정부의 2023년도 기업승계 세법개정안이 이번 정기 국회를 통과해 우리나라도 장수기업이 많이 탄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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