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잔액 1분기보다 9조5천억↑
연체액도 7조3천억 ‘역대최대’
대위변제액 작년 동기比 3.6배
취약차주 채무재조정 서둘러야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지난번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명동 거리에 붙은 카드대출 광고 스티커.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지난번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명동 거리에 붙은 카드대출 광고 스티커.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다시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대출금 상환에 힘겨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과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자영업자들이 점차 한계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지난번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대출 잔액은 네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으며, 1분기에 비해 9조5000억원 더 늘었다.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또한 같은 기간 1조원 더 늘어 역대 최대인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이는 지난 2014년 3분기 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렇게 늘어가는 대출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진행한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6%가 현재 대출금 상환으로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고 기준금리가 급격히 올라 금융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9.7%는 지난해보다 대출 잔액이 늘었으며, 대출과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45.9%), ‘대출한도 제한에 따른 추가대출 불가’(31.3%),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8.8%) 순이었다. 가장 필요한 금융지원으로 △소상공인 금리우대를 통한 이자비용 절감 △대출원금에 대한 장기 분할납부(10~20년 이상) 시행 등을 꼽았다.

실제로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늘면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신 갚은 은행 대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양경숙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지역신용보증재단 사고·대위변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액은 1조708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3.6배에 달한다. 대위변제는 소기업·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한 지역신보가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는 것이다.

대위변제액은 2020년 4420억원에서 2021년 4303억원, 지난해 507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당분간 대위변제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 시기 급증한 은행 대출의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대출의 부실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대출의 전반적 질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취약 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채무 재조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정상 차주의 자발적 대출 상환 및 장기 분할상환으로의 부채 구조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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