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동물원 나들이
문턱⋅계단 등 위험 요소 산재
필요한곳 찾아 봉사 이어갈것

직장 일로 눈곱 뗄 새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던 탓에 일을 그만두니, 밀려오는 멈춤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VMS(사회복지 자원봉사인증 관리)를 아는 지인분이 알려주셔서 5월 가입과 동시에 봉사활동을 검색하던 중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의 중소기업연합봉사단이 인천광역시 시각장애인들의 인천대공원 산책을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발견했다. 시각장애인에게 말벗이 돼주며 인천대공원을 산책하는 봉사로 평소 인천대공원을 내 집 앞마당처럼 자주 왔다 갔다 했기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어 가입과 동시에 첫 번째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

5월 20일 설레는 마음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 속에서 모임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끝을 찡하게 하는 5월의 화창한 날 인천대공원역 모임장소에는 이미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과 복지관 분들, 시각장애인분들, 봉사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 전 그날의 일정과 주의사항을 담당 선생님이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셨고, 정해 주신 짝꿍과의 첫 대면이 드디어 이뤄졌다.

나보다 연배가 있는 시각장애인분으로 밝고 씩씩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내 팔을 잡으면서 “시원한 소재의 옷을 입었네요”라고 하며 다가와 주셨다. 나도 밝게 인사하며, 코스별 안내지를 보물지도 삼아 첫 번째 미션인 인천대공원 동물원에 도착했다. 동물원을 한 바퀴 돌며, 기니피그를 시작으로 동물들을 설명해 드렸다.

미니당나귀, 왈라루, 사막여우, 미어캣, 일본 원숭이, 염소, 독수리, 너구리, 타조 등 동물들의 냄새와 소리, 모습을 그대로 설명해드리고 나서 함께 아담한 어린이동물원을 견학한 후, 두 번째 미션지인 흔들다리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한아름 크게 자란 벚나무 흙길을 걸으며, 주변상황을 설명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하면서 아줌마들의 수다가 시작됐다.

내 팔꿈치를 잡고 따라오는 시각장애인님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을 쓴다는 것이 느껴지셔서일까? 몸에 힘이 들어간 나를 “편안하게 걸어야 해요. 힘을 많이 주면 다음날 온몸이 아파요. 힘 빼요”라고 하면서 걱정해주는 시각장애인님에게서 배려의 마음이 느껴졌다.

미션을 마치고 마지막 집결지에서 점심식사를 도와드림으로써 봉사가 마무리됐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하며 몸소 느낀 건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턱이나, 계단, 적재물 등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으로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 특히 소아, 노인, 장애인 등이 살아가기에 불편함이 없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작게나마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 글 : 김인례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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