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냉국-더위 가시고 혈액순환·눈건강 도움
콩국수-최고의 단백질, 값싸고 요리도 간단
버섯들깨탕-사계절 건강식·스님들의 인기메뉴

보양식 트렌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영양소는 기본, 가성비까지 챙길 수 있는 인기 보양식에 가지냉국, 콩국수, 버섯들깨탕이 있다.
보양식 트렌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영양소는 기본, 가성비까지 챙길 수 있는 인기 보양식에 가지냉국, 콩국수, 버섯들깨탕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1kg)의 평균 가격은 1만6423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13% 가량 오른 것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 중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다.

전복이나 능이버섯, 옻 등 추가 재료가 들어가면 2만원은 우습다. 조금 더 보태면 2~3인분의 웬만한 전골요리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복날 삼계탕집은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삼계탕을 대신할 보양식을 찾는 움직임도 만만치 않게 커져나가고 있다.

초복날 아들 내외와 경기도 광명시 모처의 삼계탕집을 찾은 주부 서모 씨(64세)는 “복날 삼계탕을 먹는 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점심 식사로 네 가족이 십만 원 가까이 썼다”며 “다가오는 중복과 말복엔 다른 음식을 찾아 먹겠다”고 전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삼계탕으로 복달임하는 풍습이 사그라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육식 위주의 식단을 섭취하는 현대인들에게 고열량의 보양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삼계탕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장어구이, 추어탕, 곰탕 등 보양식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음식들이 1회 섭취량 기준 600~800kcal에 달한다. 밥까지 함께 먹으면 칼로리는 그 이상이 된다.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칼로리가 2000kcal임을 봤을 때, 한 끼 분량으로 적은 양의 열량이 아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쉽지 않았던 전통사회에서 원기회복을 위해 복날을 핑계삼아 고기를 먹던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와 영양 불균형이 문제가 되는 그런 시기다. 이에 보양식 트렌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영양소는 기본, 가성비까지 챙길 수 있는 인기 보양식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름 제철 가지와 가지냉국

가지는 보라색 껍질에 있는 안토시아닌 항산화물질은 혈액순환과 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지는 보라색 껍질에 있는 안토시아닌 항산화물질은 혈액순환과 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양식이라고 해서 꼭 가격이 비싼 식재료가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다. 제철 채소의 경우 활력증진에 좋은 항산화물질과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빠져나가는 여름철엔 90% 이상 수분으로 이뤄진 가지만한 식재료가 따로 없다.

여름이 제철이라 맛도 지금이 가장 좋은데다 찬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의 열을 낮추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보라색 껍질에 있는 안토시아닌 항산화물질은 혈액순환과 눈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덮밥, 볶음, 튀김, 무침 등의 조리법이 일반적인데 의외로 냉국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찐 가지에 양념을 무쳐 차가운 육수에 넣어 먹는 요리인데 오이냉국 만큼이나 별미다.

가지냉국과 함께 가지를 버섯과 토마토 등과 함께 섞어 만드는 ‘가지절임샐러드’, 칼집을 넣어 쪄서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 ‘가지선’, 가지를 올린 ‘가지솥밥’ 등도 가지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들이다.  가지를 고를 때에는 표면이 탱탱하고 윤기가 돌며 꼭지가 마르지 않은 것을 선택한다.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 가지는 옅은 보라색을 띠고 맛이 떨어지므로 색이 짙은 가지를 찾으면 대체로 맛이 좋다. 수분 함유량이 많은 가지는 조리 시 자칫하면 물러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찔 때에도 김이 오른 찜기에 5분 미만으로 쪄내고 볶을 때에도 센 불에서 2분 정도 호로록 볶아 물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여름 별미 콩국수

최근에는 시판용 콩국물도 쉽게 구할 수 있어 번거롭게 콩국을 만들지 않고도 집에서 간단하고 맛있게 콩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시판용 콩국물도 쉽게 구할 수 있어 번거롭게 콩국을 만들지 않고도 집에서 간단하고 맛있게 콩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식물성 보양식으로 콩국수 만한게 또 있을까?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아미노산 단백질 함량이 높다. 대체로 식물성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부족한데 콩은 육류에서 얻을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해 최고의 단백질 식재료로 손꼽힌다.

이러니 콩을 듬뿍 갈아넣어 만든 콩국수가 대표적인 식물 보양식으로 통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최근에는 시판용 콩국물도 쉽게 구할 수 있어 번거롭게 콩국을 만들지 않고도 집에서 간단하고 맛있게 콩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동물성 보양식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하다. 다만 콩국수도 단점이 있긴 하다. 비타민C가 거의 없다는 것.

따라서 비타민C를 함유한 오이, 방울토마토 등의 채소를 고명으로 곁들여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깨를 넣으면 깨의 비타민E와 콩 단백질을 한번에 섭취할 수도 있다.

500kcal 정도의 열량 역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름철 다이어터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럴 땐 밀가루 소면 대신 메밀면이나 칼로리가 거의 없는 곤약면을 넣어보자. 특히 메밀면의 경우 특유의 거친 식감을 부드러운 콩국이 감싸주면서도 고소한 맛은 배가 시켜 궁합이 좋다.

서리태 콩을 갈아 넣으면 훨씬 진한 풍미의 콩국을 만들 수 있고 쫄면을 넣어 씹는 재미를 살린 레시피도 인기다.

각종 영양소를 담은 한 뚝배기, 버섯들깨탕

버섯들깨탕은 각종 채식을 섭렵한 스님들도 인정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비타민D와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버섯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들깨를 넣어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버섯들깨탕은 각종 채식을 섭렵한 스님들도 인정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비타민D와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버섯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들깨를 넣어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콩과 함께 들깨도 땅에서 나는 고단백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들깨에는 단백질은 물론이고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없애고 혈행 개선에 탁월한 오메가3 지방산과 인·마그네슘·철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사시사철 언제 먹어도 몸에 좋은 식재료다.

들깨를 갈아넣은 수많은 레시피 중에서도 버섯과 함께 뜨끈하게 끓인 버섯들깨탕은 각종 채식을 섭렵한 스님들도 인정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맛도 맛이지만 비타민D와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버섯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들깨를 넣어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재료 손질만 하면 만들기도 쉽다. 멸치, 다시마 등으로 우려낸 깔끔한 육수에 느타리와 표고버섯 등 각종 버섯, 대파, 양파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다 마지막에 들깻가루를 넣으면 끝. 들깨 자체의 향이 좋아 별다른 조미료도 필요 없다. 소금 또는 국간장 정도로 간만 더한다. 보다 진하고 걸죽하게 먹고 싶다면 찹쌀가루에 물을 조금 부어 섞은 것을 사용한다. 이때 너무 걸쭉하지는 않은지 탕의 농도를 확인하며 조금씩 넣고 잘 섞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취향에 따라 순두부를 넣어도 좋다. 꼭 채식으로 먹어야 할 필요가 없을 경우, 국거리용 소고기나 전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넣으면 근사한 별미가 된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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