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넘어 플랜테리어
식물 특성·관리법 숙지 필수
생명력 질긴 종류부터 시작

배치만 잘해도 분위기 세련
목부작, 그림액자 이상 효과

내추럴한 흙화분 인기만점
세척 자주 해야 곰팡이 방지

같은 식물도 수형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형이 독특한 식물은 훨씬 멋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같은 식물도 수형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형이 독특한 식물은 훨씬 멋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삭막한 도심 한 가운데에서 초록 식물이 주는 위안은 생각보다 꽤 크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데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고 황사가 잦은 4월에는 공기 정화 주역으로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한다.

매번 똑같이 느껴지는 공간에 식물을 배치해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도 있다. 이를 플랜테리어(planterior)라고 한다. 플랜테리어는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을 활용해 실내외 분위기를 가꾸는 것을 말한다. 돈을 써 가구를 교체하거나 벽지를 바꾸는 등의 대공사 없이 한결 간단하고 저렴하게 인테리어를 바꿀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되는 것이 플랜테리어이기도 하다. 살아 있는 식물을 활용하는 것이니 만큼 관리와 책임이 따른다. 그렇다고 그저 키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효과도 내야 하니 외형을 가꾸고 고르는 것 역시 중요하다.

플랜테리어의 첫 걸음, 식물 특성 알고 환경 조성하기

플랜테리어는 과거 화분을 베란다에 늘어놓고 키우던 개념과 달리 안방, 주방, 욕실 등 생활하는 모든 곳에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다. 관건은 식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환경을 조성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양지보다 음지에서 더 잘 자라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통풍이 꼭 필요한 식물, 통풍에 취약한 식물도 있다. 가급적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 적합한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좋고, 자연적인 환경 조성이 어려울 경우 인위적인 방법으로 식물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가령 조명으로 빛을 만들어 주거나 서큘레이터로 환기를 시켜주는 등이다. 이를 위해서 식물의 특성과 관리 방법을 사전에 숙지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조금 수고스럽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새잎을 틔우며 열심히 자라나는 식물의 모습을 보면 들인 정성이 다소 약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 맛에 플랜테리어를 위해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가 본격 식집사(식물+집사)가 되기로 자처하고 나선 사람들도 많다.

생육 난이도 쉬운 식물부터 천천히 하나씩

정성껏 식물을 돌볼 여건은 안되지만 하나쯤 키우고 싶다면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식물부터 들이는 것이 좋다. 이른바 홍콩야자라고도 불리는 쉐프렐라는 생명력이 강해 실내 환경에 잘 적응하고 누구나 키우기 쉽다. 직사광선을 피해 볕이 잘 드는 곳에 두기만 해도 알아서 잘 자라지만 볕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잘 견디는 편이다.

게다가 실내공기 정화능력이 탁월한 종으로도 잘 알려져 있을 뿐더러 오발형 잎들이 우산처럼 둥글게 펼쳐진 모양새가 보기에도 좋아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플랜테리어 식물이다.

뱅갈고무나무 역시 키우기 어렵지 않은 식물 가운데 하나다. 쉐프렐라와 마찬가지로 실내 적응력이 높아 집안에서 키우기 쉽고 실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어 공기정화 식물로도 각광받는다. 이국적인 외향은 집안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도 제격이다.

세련미 더하려면 수형에 주목

대게 플랜테리어를 떠올리면 사방이 푸르게 온갖 식물들로 꾸며진 공간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독특한 수형을 지닌 식물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플랜테리어의 묘미다. 그리고 이러한 독특한 수형의 나무는 꼭 특이한 종이 아니더라도 가지치기와 같은 수형 관리만으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쉐프렐라도 가지치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새의 나무처럼 보인다. 나무 아래 부분의 가지를 모두 치고 윗부분만 남기면 풍성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반대로 옆으로 풍성하게 뻗어가는 가지를 정리해 길쭉한 모양으로 만들면 유려한 선이 돋보이는 형태의 나무가 된다.

하나같이 비슷한 키와 부피의 나무를 죽 늘어놓는 것보다 키가 크고 풍성한 화분 옆에는 작은 키에 가는 잎 식물을, 가늘고 키가 큰 나무 옆에는 잎이 넓거나 풍성한 화분을 놓는 식의 배치는 적은 화분으로도 더욱 세련된 공간 연출을 하는데 탁월하다.   

행잉 플랜트, 목부작 등 다양한 형태의 식물로 포인트 주기

행잉 플랜트 또는 목부작(난초를 고목에 붙여 자라게 만든 식물)을 활용하면 보다 다채롭고 입체적인 실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포슬포슬한 수염을 닮은 수염 틸란드시아와 디시디아, 박쥐란 등이 대표적이다. 흙 없이 자라는 공중식물임에 따라 따로 분갈이 할 필요 없이 채광과 물 관리에만 신경을 써주면 된다.

벽에 핀으로 고정해도 될만큼 무게가 가볍고 우드 행거나 가구 등을 이용해 배치할 수도 있다. 적재적소에 잘 걸어둔 목부작은 값비싼 그림액자 이상의 인테리어 효과를 내기도 한다.

 

화분 교체로 트렌디한 무드 연출

식물을 심은 화분에 따라 분위기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집에 이미 키우는 식물이 있는데 어쩐지 촌스러운 느낌이 든다면 화분부터 바꿔보자. 화분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 유약을 발라 반짝반짝 빛이 나는 화분부터 테라조, 대리석 느낌의 화분을 거쳐 요즘엔 내추럴한 무드의 토분이 인기다. 자연친화적인 느낌과 동시에 이국적인 느낌마저 준다.

시각적인 요소도 그렇지만 고온에 구워 유약을 바르는 도자기와 달리 보다 낮은 온도에서 굽고 유약 처리를 하지 않아 투습 및 통기성을 지닌다는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토분은 유익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식물이 잘 자라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다만 오래 사용할수록 곰팡이가 생기거나 부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세척해주는 것이 필수다. 구연산을 희석시킨 물을 수세미에 묻혀 가볍게 닦아내주기만 해도 수명이 길어진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