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컬러·은은한 꽃향 ‘독보적 매력’
해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와 궁합 절묘
7~10도로 차게 마셔야 맛·향 환상적

화이트 와인보다는 무게감이 느껴지고 레드 와인보다는 경쾌한 로제 와인은 해산물부터 조개 등의 어패류, 흰살 육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재료와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화이트 와인보다는 무게감이 느껴지고 레드 와인보다는 경쾌한 로제 와인은 해산물부터 조개 등의 어패류, 흰살 육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재료와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벚꽃 피어오르기 시작한 봄, 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있다. 바로 로제 와인이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게 만들법한 분홍빛 자태에 이름까지 낭만적인 로제 와인. 보이는 것만큼 화사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로제 와인은 와인계의 팔방미인이자 전방위 올라운더다.

화이트와 레드 와인의 중간 빛을 띠고 있는 로제 와인은 생김새 때문인지 화이트 와인에 레드 와인을 섞어 만들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프랑스 상파뉴 지역의 로제 샴페인은 적포도에 백포도 품종을 혼합해 만들기도 하지만, 그 외 지방에서 생산되는 로제 와인은 별도의 제조 방식을 따른다.

흥미롭게도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섞어서 로제 와인을 만드는 것은 법적으로도 금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로제 와인은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혼합물이 아닌, 별도의 생산 방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엄연히 독립적인 형태의 와인 장르로 분류된다.

로제 와인의 제조 방식은 레드 와인과 유사하다. 모두 적포도를 이용해 만드는데, 포도 껍질과의 접촉 시간에서 차이가 난다. 레드 와인의 경우 붉은 색과 다량의 타닌을 추출하기 위해 며칠에서 몇 주까지 포도즙에 껍질을 접촉시킨다.

다양한 빛깔의 로제 와인
다양한 빛깔의 로제 와인

반면 로제 와인은 껍질과의 접촉 시간을 몇 시간 정도로 최소화 한다. 포도 껍질과 알맹이를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 붉은 빛이 우러나오면 껍질은 건져내고 남은 과즙만으로 만든다. 포도 껍질과의 접촉 시간은 짧게는 6시간에서부터 길게는 24시간 정도이며, 껍질과 즙이 접촉하는 시간에 따라 여리여리한 분홍색부터 연어색, 자몽색, 아주 진한 산딸기 색까지 다양한 색을 띤다.

껍질을 일찍이 빼내기 때문에 포도 껍질에서 나오는 타닌 성분 역시 적다. 떫떠름한 타닌감보다 싱그러운 과일 향이 두드러진다. 빛깔에서 연상되는 딸기, 체리, 복숭아, 라즈베리, 시트러스향 등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민트, 피망, 은은한 꽃향 같은 감칠맛이 더해져 화이트 와인이나 레드 와인과는 또 다른 로제 와인만의 매력이 완성된다. 사용하는 포도의 품종이 색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보통 로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품종은 피노누아, 그르나슈, 쉬라,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말백, 진판델 등이다.

프랑스의 로제 당쥬, 타벨 로제, 프로방스 로제를 비롯해 포르투갈의 마테우스 로제 등이 유명하며 미국의 화이트 진판델도 빼놓을 수 없다.

화이트 와인보다는 무게감이 느껴지고 레드 와인보다는 경쾌한 로제 와인은 해산물부터 조개 등의 어패류, 흰살 육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식재료와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대체로 가볍고 드라이한 로제 와인으로는 프로방스(Provence) 지역의 로제 와인이 대표적이다. 샐러드나 과일, 해산물, 조개류 등 가볍고 산뜻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프랑스의 로제 당쥬, 포르투갈의 마테우스 로제, 미국의 화이트 진판델은 가벼운 바디에 약간의 단맛이 있는 로제로 요거트나 과일을 기본으로 한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매콤한 볶음 요리나 살라미, 태국 요리와 즐기면 좋다.

로제 와인은 가벼운 샐러드부터 흰살 육류까지 다양하게 페어링이 가능하다.
로제 와인은 가벼운 샐러드부터 흰살 육류까지 다양하게 페어링이 가능하다.

중간 바디에 과실향이 풍부한 타벨 로제는 더욱 더 폭넓은 페어링이 가능하다. 바비큐나 소시지, 연어, 치즈와 잘 어울리며 특히 한식 메뉴와도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프랑스식 해물탕인 부야베스와 비슷한 우리나라의 해물뚝배기, 생태찌개 등도 로제 와인에 잘 어울린다. 부침개나 닭볶음과도 꽤 괜찮은 페어링을 이룬다. 요즘 같은 날씨엔 피크닉에서의 샌드위치, 봄 채소로 만든 샐러드 등도 아주 제격이다.

음식과의 페어링도 빼어나지만 과실향이 풍부하고 맛이 가벼워 단독으로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외국에서는 노천 카페나 해변에서 시원하게 칠링한 로제 와인을 음료처럼 마셔 바캉스 와인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피크닉이나 골프 라운딩 중 시원하게 식힌 로제 와인 한 모금으로 즐거움을 더해도 좋다.

어떤 음식과 페어링을 하건 어떤 자리에서 마시건 각자의 취향에 따르면 되지만 로제 와인을 마실 때 꼭 하나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음용 온도다. 로제 와인은 꼭 7~10정도로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풍미가 뚜렷해지는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과 달리 로제 와인은 차갑게 마셔야 맛과 향을 더욱 즐길 수 있다.

한편, 숙성과 보존 기간이 짧은 로제 와인은 숙성 초기에 맛이 더 좋다. 갓 담갔을 때 마시는 것을 추천하며 1~2년 이내에 소비해야 한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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