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기준으론 217조↑ ‘역대 최대’
금융기관이 기업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해 4분기 산업 대출 증가 폭이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79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28조원 증가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217조원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직접 금융 위축 여파로 대출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세는 지속됐으나, 금융기관이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증가 폭은 축소됐다.
또한 연말에는 기업들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금을 일시 상환하는 계절적 요인도 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회사채 시장 위축 등으로 기업들이 금융기관 대출을 주된 자금 조달창구로 활용한 영향이 크다”며 “예금취급기관 입장에서도 기업 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수요가 커지니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 대출잔액은 454조6000억원으로 9월 말 대비 4조6000억원 증가했다.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15조9000억원 늘어난 1176조4000억원이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3분기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제조업은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시설자금 증가 폭이 커졌으나, 연말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 대출이 줄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금융·보험업 대출 잔액이 자금시장 불안 등 영향으로 2조원 줄었다. 지난 2019년 2분기(-4000억원) 이후 3년 반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업도 업황 부진,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대출 증가 폭이 지난해 3분기 9조7000억원에서 4분기 5조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부동산업 대출 증가 폭은 지난 2019년 1분기(+3조5000억원) 이후 가장 작았다.
아울러 도·소매업(8조9000억원→4조8000억원), 숙박·음식점업(3조원→1조2000억원)도 전 분기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대출 용도별로는 4분기 운전자금이 16조6000억원, 시설자금이 11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3분기 36조6천억원과 20조원에 비해 증가 폭이 모두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잔액이 26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2조원 늘어 역시 3분기(32조4000억원, 24조2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줄었다.
기업 형태별로는 예금은행 대출금 중 4분기 법인기업 증가 폭은 25조2000억원으로 3분기(26조5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사실상 개인사업자인 비법인기업의 대출금은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축소돼 4분기 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3분기(5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