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희망 100년, 협동조합원사가 뛴다] 화신볼트산업 정순원 대표

특수볼트 '명문장수기업' 선정
해외매출이 전체의 70% 차지

방위산업 기술 국산화도 선도
임직원·협력사들과 성과 공유

계묘년 한 해가 시작됐지만 국가 경제는 여전히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1.6%로 지난해 2.5%보다 둔화될 전망이고 취업자 증가폭도 지난해 81만명에서 크게 줄어 10만명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에 공개한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로 수렴할 수 있도록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혀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도 여전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희망 100년을 향해 ‘토끼’처럼 기민하게 도약하는 중소기업들이 있다. △670조원 규모의 사우디 ‘네옴시티’ 사업 △세계적 원전·방위산업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은 우주산업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등 각 분야에서 중소기업 협동조합원사들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각 분야에서 성장을 위해 희망찬 발걸음을 내디디는 중소기업 대표들의 인터뷰를 실을 예정이다.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고 원전 생태계를 되살리고 있다. 120대 국정과제를 통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8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폴란드와 체코 등에도 원전 수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등 원자력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화신볼트산업은 지난 10월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원자력 진흥 유공 장관 표창을 받았다. 창업주로부터 3대를 이어오고 있는 곳으로서 특수볼트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정순원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원자력 산업의 동향과 60년을 지속해온 비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원자력 산업에 뛰어들며 겪은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원자력 산업용 체결류는 고온·고압의 극한 환경 속에서 사용되다 보니 무엇보다도 안정성이 중요해 엄격한 품질 조건이 요구된다. 화신볼트산업은 1964년 설립 이래 수십 년간 발전용 볼트와 너트를 제작하며 전문성을 길렀다. 현재 국내 원자력 및 화력 발전 선두기업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신인 두산중공업, 한국중공업, 현대양행 시절 수십 년간 저희 제품을 공급했다.

당사는 또한 GE Power, MHPS 등 해외 주요 발전기업의 공급업체로서 꾸준히 기술 수준을 높였고, 현재 원자력과 화력발전 체결류 분야에서 세계적 선두기업이 됐다.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인내심을 갖고 기술개발에 매진해 우리나라가 원자력 강국이 되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으나 기존 전력 생산량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원자력 발전은 앞으로도 필수불가결한 선택일 될 것이다. 당사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협업해 원전 시설과 관련한 기술력을 강화해 국내외로 뻗어나가고자 한다.

Q. ‘명문장수기업’, ‘뿌리기술 전문기업’,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를 지탱하는 사업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화신볼트산업은 3대째 특수볼트 한길만을 걸어오며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데, 고온·고압에서 사용되는 발전설비 터빈용 볼트, 내식 환경의 해양플랜트 및 해저 오일필드용 볼트 등을 주력으로 제작한다.

발전뿐만 아니라 방위산업의 기술 국산화에도 힘써 한국형 잠수함인 ‘장보고-Ⅱ’와 ‘장보고-Ⅲ’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투기 체결류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당사는 현재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활용해 기업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됐는데, 평생을 기업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임직원과 고객, 협력사 등 여러 관계자들과 성과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인간 중심 경영이 필요하다. 지난 60년 동안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과 함께 이겨냈기 때문이라 여기며, 백년기업이 될 때까지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

Q. 창립 이래 노사분규도 없고 IMF 외환위기에도 고용유지를 했다고 들었다. 중소기업으로서 복지환경과 인력 채용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직원들이 회사를 아끼는 만큼 회사가 보답할 수 있는 게 근무·복지환경 개선이라 생각한다. 당사는 자기계발비 및 자녀학자금 지원, 장기근속시상, 사내동호회,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의 만족도 향상이 곧 기업의 수익과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당사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인력수급이다. 점차적으로 수출이 확대되며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 전문 인력 증원이 필요한데, 적재적소에 인력을 충원하기 어렵다.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며 중소 제조기업으로의 청년층 유입은 더욱 감소할 것이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다니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정부와 기업이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

화신볼트산업은 지난 2018년 부산지역 첫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해당 업종에서 4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고 안정적 일자리 창출과 세금 납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을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화신볼트산업은 지난 2018년 부산지역 첫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해당 업종에서 4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고 안정적 일자리 창출과 세금 납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을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Q. 화신볼트산업은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부산서부원자력부품사업협동조합의 조합원사다. 조합을 통해 받은 도움이 있다면?

당사는 위 조합들을 통해 사업상 필요한 정보들을 얻고 관련 지원사업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기업 단독으로 기획하기 어려운 전시회, 행사, 직원포상, 연구개발 등을 조합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대내외 악재들로 힘든 환경에 처할 때면 조합이 기업들의 입이 돼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데 많은 힘이 돼준다.

Q. 2022년은 대내외 복합경제위기로 힘들었는데, 2023년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2023년은 2022년보다 모든 부분에서 더 나은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침체된 대내외 경영환경들이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우리 기업인들이 해야 할 사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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