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모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양 모씨(35)12월 달력은 연말 모임 약속들로 빼곡하다. 팀 회식, 부문 회식에 몇년 만에 잡힌 동창 모임과 여기에 번개 모임까지 더해져 주 1~2회는 기본, 많으면 주 3~4회까지도 술자리에 참석한다.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연말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2월은 송년 모임을 위한 술자리가 많은 달이다. 때문에 평월보다 술도 더 마시게 되고 꼭 술이 아니더라도 기름지거나 고열량의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에 반가울 법도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과유불급의 미덕으로 건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특히 간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간 질환의 시작 지방간, ‘과음+과식에 특히 취약해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많이 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어가면 지방간으로 본다. 지방간은 크게 다량의 알코올이 간에서 지방 합성을 촉진시키며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 운동량 부족, 고지혈증 또는 당뇨 등에 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간 세포에 쌓인 지방은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간에 염증을 일으킨다. 만약 지방간을 계속해서 방치한다면 지방간염·간경변증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간견병증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 조직이 줄어 간 기능을 잃는 만성 질환으로 간암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간은 2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우리 몸에 중요한 대사 기능을 하는 장기인데다가 한번 기능이 저하되면 회복이 어렵다. 게다가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이 있듯 손상 정도에 비해 증상이 약해 병세를 자각하기 힘들고 그만큼 질환을 키우는 일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평소 관리에 유의해야 하며 잦은 송년 모임으로 과음과 과식에 노출된 연말 연초에는 간 건강에 곱절로 신경써도 넘치지 않는다.

 

소중한 내 간 지키기 위해서는 저위험 음주량 지켜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음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술자리는 주 1회 이하로 가져야 하고 이때 알코올 섭취량이 남자 40g, 여자 20g 이내여야 한다.

이를 주류별로 환산하면 알코올 도수가 16%인 소주의 경우 50ml 소주잔을 기준으로 남자 6잔 이내, 여자 3잔 이내여야 한다. 알코올 도수 5%인 병맥주는 250ml 잔으로 남자 4잔 이내, 여자 2잔 이내가 이상적이다.

소맥(소주+맥주) 등의 폭탄주는 단 한잔으로도 알코올 섭취량을 대폭 증가시키기 때문에 가급적 한 가지 종류의 술만 마시는 것이 좋다. 가령 약 6.5g의 알콜이 들어 있는 도수 16% 소주 한잔(50ml)200ml 기준 알코올 함유량이 8g인 병맥주를 섞어 마시면 한번에 약 15g 정도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꼴이다. 이는 여성 기준 저위험 음주량인 20g에 가까운 수치다.

게다가 소주에 맥주를 섞으면 그냥 소주를 마셨을 때보다 알코올 맛이 덜해 과음하기도 십상이다. 그러므로 저위험 음주량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종류의 술을 조금씩 천천히 마실 수 있어야 하며 폭음을 부추기는 원샷, 파도타기, 벌칙주 등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편,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음주량은 건강에 별 다른 이상이 없고 알코올에 특별한 거부 반응이 없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당연히 섭취량을 줄이거나 금주할 필요가 있다.

 

공복은 물론 과식도 금물, 연말 술자리선 과유불급의 미덕이 필수

대체로 술자리라 하면 퇴근 후 저녁 식사 시간에 시작하기 마련이다. 자리가 시작되면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술부터 따라 마시는 경우도 일상다반사. 그러나 이는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 금방 취할 뿐더러 간과 위, 소장, 심지어는 뇌까지도 부담을 준다.

반대로 위 내에 음식물이 있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더뎌져 보다 느긋하게 취기를 즐길 수 있으며 장기에도 부담이 덜 간다. 따라서 공복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음식물을 섭취한 후 술을 따라 마셔야 하며 술을 마시는 중간중간에도 반드시 안주를 곁들여 위에 음식물이 남아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과식을 해서도 안된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식사 모임에 참석하면 아무래도 과식하기 쉽다. 칼로리 과잉 섭취에 술까지 더해지면 지방간에 노출될 확률은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으므로 술자리에서는 과식 또한 금물이다. 과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모임 참석 전 간단한 요깃거리로 허기를 채우고 가면 좋다.

이는 공복 상태 음주를 피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약 피치 못하게 과식을 했다면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량을 늘리고 간에 지방이 덜 쌓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강도 높은 운동은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간의 해독·대사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최대 운동 능력의 절반 수준부터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틈틈이 물을 마시는 것도 여러모로 좋다. 충분한 양의 수분 섭취는 알코올로 인한 탈수를 막아주고 일시적인 포만감을 느끼도록 해 음주량을 줄이고 소식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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