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좁디좁은 골목에서 156명의 희생자가 영원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모두 우리 이웃의 아들딸들이자 친구이고, 동료였다. 유가족들의 애통함은 가늠조차 힘들다. 온 국민도 이 참담한 사고에 표현하기 힘든 슬픔에 빠졌다.

무엇보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침통한 국민들의 조문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비통하고 참담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중소기업계 역시 국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은 지난달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직접 찾아 희생자들에 대한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 바 있다.

이태원 참사는 아픈 만큼 돌아보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대형 사고가 날 때마다 네 탓과 손가락질로 갈등을 부추기는 반지성적 행동을 멈춰야 한다. 이번 참사에도 희생자들을 비난하거나 참담한 비극을 가십으로 소비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도 희생을 정쟁화하는 구태가 여전하다. 이태원 참사는 희생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코로나19에 갇혀있던 젊은이들이 축제를 즐기러 나온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번 참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불행이다. 희생자 모두 우리 이웃인 만큼 지금은 함께 아파하고 위로를 나누며 비극을 질서 있게 회복해 나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용기 있는 국민들에 대한 조명과 격려도 필요하다. 형언하기 어려운 참사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과 두려움을 딛고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시민들도 있다. 영업을 포기하고 가게 문을 열어 대피공간을 마련해 준 소상공인도 있다.

이번 참사는 불특정 다수에게 충격이 확산돼 이태원 블루가 우려될 만큼 국민적 트라우마가 크다. 최적의 트라우마 치료제는 공감 어린 위로이겠지만 아름다운 의인들의 용기를 공유하고 격려하는 일도 더없이 중요하다.

아픔에 대한 질서 있는 회복과 성숙한 시민의식 확산이 우리 사회의 몫이라면 국민안전 사각지대 해소는 정부와 정치권의 몫이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무엇보다 안전대비가 소홀했다는 점이다.

다만 우리는 언제나 위기를 도약을 위한 기회로 전환해 내는 저력과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내 탓 네 탓 공방할 때가 아니다. 성숙한 사회라면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 지나면 사고 경위를 밝히고 개선책을 마련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책임 공방보다 먼저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것이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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