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인력 미충원률은 14.7%164000개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주요인은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구직자인 MZ세대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의 조건을 이해하고 이를 일자리 정책설계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활동인구의 45%를 차지하는 MZ세대가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소기업 인력난을 줄이는 일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소셜 데이터 268000여건을 분석했더니 코로나19 이후 MZ세대는 일자리 선택시 근무시간, 근무환경, 조직문화 등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봉 등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나 워라밸을 지킬 수 있고 좋은 동료들이 있어 중소기업 근무를 계속한다는 재직자의 사례와 같이 MZ세대는 급여뿐 아니라 다양한 조건을 일자리 선택에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일자리의 외형적 조건은 대기업에 비해 취약하다. 2020년 기준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259만원으로 대기업 평균인 529만원의 절반 수준이고 고용 안정성이나 업무체계도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근로시간 유연화, 공정한 임금체계 등 노동시장의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하고, 기업 스스로도 연구개발, 근무환경 개선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혁신에 힘써야 간극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직자들은 대기업의 경우 재직자, 언론, 홈페이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기업의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직원수가 적고 기업홍보 활동이 거의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구직자를 위한 디지털 일자리매칭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업의 채용공고를 게재하는데 그치고 있다. 실정이 이러하다보니, 구직자들은 인터넷 취업커뮤니티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거짓 정보에 노출되거나, 개인의 경험을 확대 해석해 중소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채용공고나 홈페이지 등에 근무환경과 조직문화 등의 정보를 적극 공개해 구직자와 소통의 기회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도 워라밸, 좋은 동료와 조직문화, 자기성장 가능성을 제공하는 좋은 기업이 많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플랫폼만 해도 27000여개의 탄탄한 중소기업이 등록돼 있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도 일자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만성적 인력난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와 중소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동시장 제도 개선과 컨설팅을 지원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MZ세대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를 만들려는 중소기업 자체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변화된 MZ세대의 눈높이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함께 동기부여를 통한 인적자원관리로 이들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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