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무역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대중 무역수지는 수교 30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수출동향도 다르지 않다. 작년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9.6% 증가했으나 올해는 8.8% 증가에 그쳐 작년보다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그간 수출 호조를 이어왔던 화장품도 중국수출 부진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9% 감소했다.

이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중국의 경기 침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4개월 만에 최초로 1345원을 돌파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우려보다는 이를 최대한 기회로 삼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과도한 불안은 외환시장 안정에는 물론 환율 급등락에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과 가격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 등 K-뷰티 품목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시장 점유율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6월 수출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율 상승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기업(69.5%)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기업(30.5%)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전대미문의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업과 정부, 국회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다. 기업은 스스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정부와 국회는 이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우선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라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볼 만하다. 특히, 통화가치 하락 폭이 큰 신흥국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가격과 품질, 디자인, 마케팅 등 다방면으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부는 기업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없는지 살피고, 규제는 과감히 혁파해 신규 투자와 해외진출기반 조성에 매진해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 및 물류비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수출 기업인들이 마음 편히 해외를 왕래할 수 있도록 코로나 음성확인서 제출 면제도 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환변동에 대응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환리스크 축소를 지원하는 한편, 강달러 상황이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을 면밀히 살피고, 명확한 정책 시그널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입 원자재로 중간재를 생산해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 경감을 위한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여야는 민생 1호 법안으로 합의한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속히 법제화해, ·중소기업간 수위탁 거래에서 제값받기와 공정거래 관행을 정착시켜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