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발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 암이다.
폐암은 발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 암이다.

국내 암환자 발생수는 2019년 기준 약 255000명에 달하며, 매년 3~4% 가량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금 특수한 경우인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모든 암 중에서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그 뒤를 이어 위암, 대장암, 유방암이 한국인의 다발 암으로 꼽힌다.

폐암은 발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 암이다. 암종별 생존율을 살펴보면 전립선암이 94.4%, 유방암의 경우 93.6%로 치료 효율이 매우 높은 반면, 폐암은 34.7%에 불과해 생존율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특히 여성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유방암보다 폐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2.5배 많다.

이렇듯 폐암은 한국인 남녀 암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암이지만, 장기간 담배를 피워온 사람들, 혹은 주로 남성들만 걸리는 암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는 국가별 편차가 있는데, 실제로 서양에서는 전체 폐암 환자의 90% 정도가 흡연자에게서 발생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양에서는 전체 폐암의 30%가 비흡연 여성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여성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90년대 말에는 폐암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약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35%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 폐암 수술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45%에 이른다.

물론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 흡연이긴 하지만, 대기오염 물질이나, 미세먼지, 조리할 때 발생하는 작은 기름 입자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환기 시설이 열악한 공간에서 요리하거나, 고온에서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를 할 때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 환기를 자주 해주고, 프라이팬의 사용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기름입자 등이 원인

초기에 발견시 완치율 급상승

폐암진단 시 포기말고 치료를

폐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거의 없기에, 4기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여전히 40% 이상을 차지한다. 수술을 받은 1A기 및 1B기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완치율)이 각각 90% 이상, 80% 이상으로 매우 높기에, 수술이 가능한 시기에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흉부엑스선 촬영만으로는 초기에 진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흡연을 많이 해왔거나, 가족 중에 폐암 환자가 있는 소위 폐암 고위험군의 경우 정기적인 저선량 흉부CT 촬영을 필수적으로 권하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저선량CT는 방사선 노출량이 많지 않고, 비흡연자 혹은 여성에서의 폐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든 중년에 들어서면 2년에 한 번 정도 저선량 흉부CT 촬영을 하도록 권장한다.

통상 폐암은 CT 사진에서 고형의 덩어리로 관찰되지만, 소위 간유리음영 소견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간유리음영으로 보이는 폐암은 대부분 조기 폐암으로, 수술할 경우 완치율이 100%에 육박한다.

따라서 검진을 통해 암덩어리로 발전하기 전인 간유리음영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하면 폐를 많이 절제하지 않고도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방법도 술기의 발전으로 많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의 폐암 수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최근에는 대부분의 폐암 환자에게 가슴을 크게 여는 개흉술이 아닌,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절개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방법도 크게 발전했으며, 항암제의 선택도 유전분석을 통해 맞춤으로 제공하고 있다.

폐암은 사망률이 높은 암이므로 금연 등을 통해 미리 예방하고, 정기적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 기술 발전으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설사 폐암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의료진과 상의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드린다.

 

- 전상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흉부외과) /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이사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