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약 4%로 높아진 상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6%대로 확인되면서, 한국은행의 다음 주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반기 물가오름세 심화

지난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108.22)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11(6.8%) 이후 23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3(4.1%)4(4.8%) 4%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4%) 5%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 6%대에 이르렀다.

물가 관리를 제 1목표로 삼는 한은 입장에선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으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은은 물가 오름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보고서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 오름폭 확대로 5(5.4%)보다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원유·곡물 등을 중심으로 해외 공급요인 영향이 이어져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인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있다고 보고 있다.

 

6월 기대인플레 상승폭 역대 최대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점도 한은을 빅 스텝을 비롯한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내몰고 있다.

한은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5(3.3%)보다 0.6%포인트나 올랐다.이는 20124(3.9%) 이후 10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경제주체들은 전망에 따라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여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 4%로 껑충

금리역전도 인상전망에 가세

급격인상시 경기침체 우려도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1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feedback)이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임박한 점도 기준금리 인상 전망의 주요 근거로 거론된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인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0.25%포인트만 올리고 미국이 빅 스텝을 밟으면 0.000.25%포인트의 역전을 피할 수 없다.

 

KB·한투·신영·JP모건 빅스텝

시장에선 이런 6%대 물가 상승률, 4%에 근접한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바탕으로 이달 빅 스텝을 점치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통계청 발표 뒤 낸 보고서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핵심 소비자물가도 4.4% 오르면서 상승률이 2009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요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7월 한은의 빅 스텝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이 함께 오르는 국면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 대응이자 금융 시장 안정 조치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6월과 7월 각 0.75%포인트, 9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주요국의 가파른 긴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이달) 한은 금통위의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JP모건 역시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한국의)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은이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관리에만 초점을 맞춰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할 경우, 체감 경기는 더 나빠지고 소비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아 경기가 가라앉을 우려가 있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한은은 지금까지 1.25%포인트의 누적된 금리 인상으로 금융 여건을 빠듯하게 해온 데다 현 단계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은 가계의 재정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달에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서비스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에너지 및 식량 가격이 주로 공급 측면 요인에 달린 만큼 큰 폭의 금리 인상 이득이 크지 않고, 정부가 성장을 둘러싼 하방 압력을 관리할 필요성이 커진 점도 0.25%포인트 금리 인상 근거로 들었다.

노무라증권은 글로벌 성장 전망이 가파르게 악화하면서 정부는 한 달 전 가격 안정을 유일한 목표로 제시한 것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7월 금통위 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3540%로 제시했다.

ING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성급한 금리 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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