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가뜩이나 전력소비 많은 여름에… 장사 접을판”

대기업은 납품단가 조정과 제품가격 인상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기요금이 늘어난 만큼 고스란히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 인상이 결국 중소기업계에만 직격탄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대기업은 납품단가 조정과 제품가격 인상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기요금이 늘어난 만큼 고스란히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 인상이 결국 중소기업계에만 직격탄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금속열처리 업종은 열에너지가 원부자재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업체는 전기요금 비중이 매출에 30%에 달합니다. 정부가 탄소중립 등의 이슈로 화석연료 사용 시설을 제한해 놓고 전기를 사용하는 열처리 설비로 바꾸게 했는데, 이제 전기값을 천정부지로 올리면 공장을 어떻게 돌려야 하나요?” - 이종길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전무

#보통 PC방이 100대 안팎의 컴퓨터를 돌리는데, 냉난방 비용까지 기본적으로 월 400~500만원의 전기요금이 나옵니다. PC방은 가정용·상업용 보다 훨씬 높은 구간인 일반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는데 이번에 요금이 대폭 인상돼 앞으로 장사 자체가 정말 어렵게 됐습니다.” -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전력이 7~9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h5원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전기요금이 대폭 오를 태세다. 중소기업계에선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쏟아내는 분위기다.

제조업계는 공장 가동을 위해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고 있고, 소상공인업계 역시 전기요금 고정비 지출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소기업계는 원자재값 폭등과 물류비 상승 그리고 고환율·고금리 등 복합 위기로 인해 채산성이 급격하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퍼펙트 스톰이 예견된 가운데 정부가 공공요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중소 제조업계는 납품할수록 손해라고 아우성이며, 소상공인업계는 팔수록 적자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은 중소기업계에겐 생산비용 증가에 직결되지만 인상분을 납품가격에 제대로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각종 원자재값 폭등과 공급망 리스크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계 입장에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납품단가 연동제도입의 조기 입법화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 됐다.

 

中企만 전기료 인상 직격탄 우려

한국전력은 적자경영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전기요금 조정단가 인상을 단행했지만 산업계에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전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산업용으로 판매한 전력량은 291333GWh.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1h당 전기요금이 5원 증가하면, 국내 산업계에는 14567억원의 요금 부담이 늘어난다.

대기업은 납품단가 조정과 제품가격 인상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기요금이 늘어난 만큼 고스란히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 인상이 결국 중소기업계에만 직격탄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열처리·주물·금형 등의 뿌리업종의 경우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이들 뿌리업종은 경우에 따라 1500이상의 전기로를 가동해 쉿물을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전력을 쓰게 된다.

열처리 등 뿌리분야, 전력요금 비중이 30% 차지

h5원 오르면 업계 연 14500억원 추가부담

현장선 납품가에 전기료 인상분 연동 안돼한숨


소상공인 이미 물가·인건비 인상으로 큰 타격

PC방 등 특수업종 별도 요금구간 설정 발등의 불

코로나에 근근이 버텨왔는데정부 지원책 호소

실제 한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일부 주조업체가 제조원가 중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길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연속로와 같이 계속해서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업체의 경우 매출액이 200억원이라면 전기요금만 매년 60~7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최근 자동차 생산 감소 등 납품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업종의 특성상 설비라인 일부를 멈출 수도 없기 때문에 전기값 인상 손실을 그대로 안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요금 인상 탓 코로나 회복 요원

소상공인업계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년 오르는 전기료를 비롯해 가스요금, 수도세 등 공과금 때문에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경기침체 조짐까지 보이면서 매출 회복이 좀처럼 늦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대표는 재료값은 상승하는데 올해도 공공요금 인상까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면 회생의 답을 찾을 수 없다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대책은 뒷전인 것을 보고 큰 회의감마저 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올해 초 경기도 수원에서 돈까스 전문점을 개업한 B대표는 막상 가게를 오픈했지만 재룟값에 인건비가 감당이 안 돼 매일 18시간 직접 일을 하고 있다외부 활동량이 많아지는 여름철부터 식당은 성수기인데, 왜 하필 이런 시기에 전기요금 마저 올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외부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정부가 공공요금을 동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성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대표는 경기가 좋지 않아 가게 문을 열 때마다 걱정이 크다매달 임대료와 공과금 내기도 버거운데, 자꾸 정부가 요금을 올리는 소식 자체에 장사할 의욕마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24시간 운영을 해도 심야구간 적용 혜택은 아예 꿈도 못꾼다정부가 이번처럼 전기요금을 본격적으로 올릴 의지라면, 가장 높은 전기요금을 쓰는 PC방 등 특수 업종 소상공인을 위해 별도 요금 구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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