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준(마케톤 주식회사 대표)
양창준(마케톤 주식회사 대표)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과 경제성장률 그리고 블룸버그의 혁신지수 등을 보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ICT 산업의 기여가 크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3년 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5대 테크기업(애플, 구글, MS, 페이스북, 아마존)의 시가총액을 합친 규모가 201948600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101700억 달러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GDP 규모가 세계 15위 인도네시아(116700억 달러), 16위 멕시코(109450억 달러), 17위 네덜란드(10570억 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이들 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남다른 경영 노하우와 기업문화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 원천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기술패권시대를 대비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확실한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기술 개발과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차기 정부에 바라는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병역특례 확대가 필요하다. 20여 년 전 벤처 붐이 일었을 당시 네이버 창업자, 카카오 의장,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연구와 기술개발에만 몰두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했고 지금도 그 영향력은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게임,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강한 이유 중 하나가 해당 분야에 우수한 인력이 많다는 점인데, 이 인력들도 하나 같이 병역특례를 통해 개인적인 역량을 키우고 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경우 탈피오트(Talpiot)’라는 이스라엘 군()의 과학기술 전문장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인재들이 제대 후 산업현장에 투입돼 이스라엘의 성장은 물론 세계 경제와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프트웨어분야 계약학과 제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업무 수준과 전문성에 대한 취업자와 기업간 미스매칭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매년 정부와 연구기관에서 중장기 인력 전망을 하고 대응도 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은 전혀 기업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에서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뽑기가 어려운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기제가 더 많은 대학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2020년 기준 채용조건형 계약학기제를 도입한 대학은 그렇지 않은 대학 보다 취업률이 80% 이상 높게 나타났다. 기업은 일정 수준의 필요 인력을 예측 가능하게 채용할 수 있고, 학교나 학생도 졸업 후 어떤 기업으로 취직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 인력 미스매칭의 해결 방안으로 아주 유용하다.

셋째 청년주택조합 청약제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기존 청년주택조합은 개인의 신용과 회사 경력만을 가지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 대출받는 형태로 진행됐지만, 이를 보다 확대해 기업에서 신용을 보증하고, 기업 추천을 통해 청년주택조합 혜택을 제공하면 기업과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이 선호하는 청년 내일채움공제제도의 확대와 소프트웨어분야 직무 표준화 등도 절실하다.

MZ세대가 가장 원하는 것이 불안정한 자신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 취업, 결혼, 육아 등 사회문제에 대해 전담기관에서 개인의 경력 로드맵과 맞춤형 커리어 패스를 상담해 주고 알려줄 수 있다면 MZ세대가 자연스럽게 사회 구성원이 되고 나아가 미래사회를 이끌 초특급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가와 기업 경쟁력은 결국 우수한 인재 특히 소프트웨어 인재의 역할과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가 나라의 운명을 바꾼 사례를 많이 보았고 앞으로도 이러한 교훈은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세상을 바꿀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은 차기정부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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