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취업자 수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지만, 자영업자는 1만8000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자영업자 수는 551만3000명을 기록, 1년 전보다 1만8000명 줄었다.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엄습한 2020년에 7만5000명이나 줄었는데도 지난해에 또 감소한 것이다. 전년의 상당한 기저효과가 있었음에도 또다시 감소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지위별로 보면 직원을 두고 상대적으로 사업을 크게 하는 자영업자가 6만5000명 줄었다. 이에 반해 직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자영업자는 4만7000명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영상 위기를 겪는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해고하고 1인 자영업자로 내려앉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일단 고용을 줄여 버티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영업 제한·금지 업종의 경우 매출 감소 상황에서 직원을 해고해 고정비용을 줄였을 가능성이 크다. 메뉴를 주문받는 직원을 내보내고 대신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도입하는 사례가 느는 것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요인으로 꼽힌다.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37만명 증가

이는 전체 고용시장의 흐름과는 상반됐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9000명 늘었다. 2020년 취업자 수가 21만8000명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소 폭 이상을 만회한 것이다.

통계청은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던 2020년의 기저효과와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회복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이 이런 훈풍을 받지 못한 것은 자영업자들이 주로 포진한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이 지난 한 해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도소매 업종의 취업자는 15만명,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4만7000명 줄었다.

다만 지난해 12월의 경우 숙박·음식업종의 취업자 수(+6만6000명)와 직원을 둔 자영업자(+5만3000명)가 1년 전과 비교해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청신호가 감지됐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연말 대목 등을 고려해 고용이 늘었을 가능성이다.

정부, 폐업 지원 규모 420억으로 확대

자영업자 감소세와 관련해 정부는 소상공인의 사업 정리를 지원하는 ‘원스톱 폐업지원’ 사업 규모를 지난해 227억원에서 올해 420억원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해당 사업을 통해 폐업 예정 소상공인에 사업정리 컨설팅부터 법률자문, 채무조정, 점포철거 비용 250만원 지원까지 폐업에 필요한 각종 애로와 정보를 한꺼번에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총 2만7141건의 소상공인 사업정리를 지원했으며, 분야별로는 △점포철거 1만4234건 △사업정리컨설팅 1만353건 △법률자문 2429건 △채무조정 125건 순으로 지원이 이뤄졌다.

특히 사업정리컨설팅이나 법률자문의 경우 폐업절차, 세무신고, 권리금·보증금 보호, 재기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1:1 상담을 통해 처음 폐업을 하거나 재도전을 준비하는 소상공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부는 “무거운 마음으로 결정한 폐업이지만 손해를 최대한 줄이고 효율적인 사업 정리를 지원해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폐업 이후 취업 또는 재창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폐업에 이르기 전 선제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중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폐업지원은 희망리턴패키지 홈페이지(hope.sbiz.or.kr)에서 연중 상시 신청이 가능하며, 궁금한 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재기지원실(042-363-7853)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