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은 생존 키워드
대학·정부·민간 ‘유기적 협력’
인재 확보·혁신 돌파구 발굴

정종필(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교수)
정종필(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교수)

중소기업은 전세계 기업의 90% 이상을 대표하고 10개 중 7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요 동인이다. 우리 중소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수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중소기업의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이 재정 압박으로 디지털화를 중단하거나 구현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23%만이 팬데믹이 디지털화를 가속화했다고 하니 상당한 장벽이 디지털 기술 채택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문제는 재정적 제약이다.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중소기업은 단기 목표와 계획, 일상적인 운영과 생존에 더 집중하게 됐다. 또 다른 중요한 장벽은 디지털 혁신 지원에 필요한 숙련 인력 부족이다. 또한 중소기업은 인력 유치에 있어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도 직면해 있다.

국내 중소기업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 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의 우수한 성과에서 볼 수 있듯 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부는 근로자 훈련과 기술 향상을 지원하는 다양한 재정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며, 이를 위해 산업계, 정부, 학계 등이 협력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회복을 지원하는 대학의 기술혁신 허브와 산학협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LINC사업(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을 통해 이미 지역대학에 디지털 대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돼 있다.

정부는 지역 혁신과 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학 특성화 전략을 수립, 신산업·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3.0)도 새로 시작하고, 올해부터 6년간 대학별 여건과 특성을 고려해 사업 추진 전략에 부합하는 자율적인 산학협력 모델을 수립·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중소기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에 문의해보면 좋을 듯하다.

산학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대학은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다. 참여 기업 간 파트너십은 학생들에게 현장실습과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수행 기회를 제공하고 졸업 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산업체 수요에 기반해 설립된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잘 활용하면 기업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정부·민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대학의 연구 능력 향상, 중소기업 애로 해결 및 기술혁신의 돌파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후 변화의 중요성이 커지며 전세계가 쓰레기 감축과 더 많은 순환 모델 지원을 열망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과 폐기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목표와 성과를 고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압력이 전례 없이 가중되고 있다.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도 지금까지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이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제조공장을 친환경·저탄소 공장으로 전환하는 스마트생태공장 구축으로 전환해 오염물질 배출 비중이 큰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맞춤형 오염물질 저감, 에너지·자원 효율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관제시설 도입 등의 친환경·저탄소 설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산업구조는 대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중소기업 스스로도 산업 전문성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ESG 압력이 임박했으므로 이제는 중소기업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중소기업이 자체 목표를 설정하고 지구를 위해 새로운 기술과 스마트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발휘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객의 관심도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디지털화, 기술 혁신 외에도 미래를 향한 현재의 변화 속 대·중소기업을 막론한 모든 비즈니스 활동에서 반드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이제 불가불위(不可不爲)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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