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오징어게임으로 본 통상전망’]
美,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 재편
미·중 편가르기 갈수록 심화
주요국선‘안전 통상’각자도생

올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내년에는 국가별 각자도생 움직임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 이른바 깐부쇼어링’(Friendshoring)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2.1% 증가한 6498억달러, 수입은 1.6% 증가한 6154억달러를 기록하고 반도체, 석유제품, 섬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올해 선전한 품목들의 좋은 업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23일과 22오징어 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보고서와 ‘2021년 수출입 평가 및 2022년 전망보고서를 각각 발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 공급망 안정화 편 가르기 본격화

통상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 주목해야 할 통상 이슈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편 가르기 본격화 미중의 관리된 전략경쟁장기화 자국 내 조치의 일방적인 초국경적 적용 확대 호주-중국의 무역갈등으로 본 상호의존 시대의 무역분쟁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둘러싼 통상갈등 증폭 등 5가지를 꼽았다.

보고서는 먼저 코로나19 발생, 미중 패권경쟁 지속, 기상이변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자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국가와 기업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요국들이 각자도생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은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깐부쇼어링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새로운 인도-태평양 경제협력체제 구상을 언급한 데 이어 최근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해당 협력체를 위한 공식 절차를 내년 초 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핵심 의제는 기술패권과 관련된 디지털 신기술 표준 및 관련 규범의 제정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은 각각 내년 가을 중간선거와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통상갈등 국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되 남용하지는 않는 관리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중 경쟁은 기술경쟁, 핵심물자 공급망 재편, 동맹국 동원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 등 한층 복합적인 전략경쟁의 양상으로 장기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중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다자무역체제가 약화하자 개별 국가가 자국의 법률과 조치를 일방적으로 타국에 적용하는 현상이 세계적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 사례로는 미국의 통상법 301조와 수출통제규정, EUCBAM 등을 꼽으며 환경·디지털 등 새로운 통상분야에서 자국법의 일방주의적 시행이 국가 간 정책 충돌과 통상 마찰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 호조 이어가

한편,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해 수입평가 및 내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수출은 전년대비 24.1% 증가한 6362억달러, 수입은 29.5% 증가한 6057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2.1% 증가한 6498억달러, 수입은 1.6% 증가한 615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석유제품, 섬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올해 선전한 품목들의 좋은 업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는 D램 단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른 대규모 서버 교체수요, DDR5로의 D램 세대전환, 견조한 시스템 반도체 초과수요 등으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2년 연속 수출이 100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4.0%), SSD(1.5%), 무선통신기기(2.0%) 등 주요 정보통신(ICT) 품목 수출도 비대면 경제의 확산과 함께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제품(14.0%)과 석유화학(1.7%)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은 내년까지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석유화학도 일회용품 수요와 위드 코로나’(With Corona) 확산에 따른 산업 정상화 등으로 합성수지류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 스판덱스 등 고부가가치형 의류용 원단을 중심으로 섬유(5.0%) 수출도 호조세를 예상했다.

다만 일부 품목의 경우 구조적인 여건으로 수출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철강(-9.0%)은 과잉 상승했던 제품단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부품(-1.0%)도 반도체 공급난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대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5.0%)은 팬데믹 전후 수주 감소 영향으로 내년에는 인도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가전(-8.0%)의 경우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홈 등이 보편화되며 삶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뉴라이프 가전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의 업황은 전반적으로 밝을 것으로 예상되나, 수년 동안 이어진 해외생산 확대 추세로 내년 수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박천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고 완만하지만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면서 다만 최근 요소수 사태를 겪으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용 원자재 수급에 대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우리 협회도 정부 및 업계와 조직적으로 협력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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