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시장의 규모 확장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의 양대산맥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경쟁에 해외 맥주 브랜드가 합세한데 이어 최근에는 수제맥주까지 동참하며 경쟁 구도를 키웠다. 매출 상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시장 파이 확대로 이어지며 긍정적인 효과도 낳았다.

각 사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개발(R&D) 역량을 키우고 마케팅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다양한 작업은 국내 맥주 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브랜드 협업을 통해 탄생한 이색 맥주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뉴트로(newtro) 열풍 속 재미와 맛을 동시에 잡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상품은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CU가 협업한 곰표 맥주. 해당 맥주는 인기에 힘입은 물량 부족 사태로 희소성까지 더해지며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한 구매 인증샷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곰표 맥주의 인기는 브랜드 협업을 통한 마케팅 효과 강화 전략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말표구두약, 롯데제과 쥬시후레시, ‘유동골뱅이등 맥주와 전혀 무관한 브랜드들이 맥주캔을 장식한 것이다. 최근에는 오뚜기 진라면과 협업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진라거가 출시 2주만에 70만캔 완판 신화를 이룰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캔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정기 구독상품의 탄생으로도 이어졌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올 초 주류 O2O(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데일리샷과 업무제휴를 맺고 국내 최초로 캔맥주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6900원의 구독료를 선 지불하면 CU에서 매달마다 캔맥주 3캔을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편의점의 대표행사인 맥주 41만원 행사와 비교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 걸음 나아가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으로 편의점 맥주를 앞세운 구독보험까지 등장했다.

한화생명은 GS리테일과 손잡고 일명 맥주 구독 멤버십 보험‘LIFEPLUS GS25 편맥 구독보험()’를 출시했다. 현재의 삶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보험의 개념을 라이프스타일 소비로 바꾸며 편맥족(편의점에서 맥주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기획한 맞춤형 상품이다. 해당 보험은 월 95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맥주 49000원 이용 쿠폰과 GS리테일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더팝리워즈’ 1500점을 매월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험의 만기 시점인 1년 뒤에는 매월 500원씩 적립된 6000원의 현금과 이자도 만기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이 같은 인기에 타 산업군들도 앞다퉈 맥주 산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5월 인덜지와의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수제맥주 브랜드인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고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했다.

지난 8월에는 강원도 고성군에 문베어브루잉수제맥주 공장을 개장하고 이달 초 세븐일레븐을 통해 일명 치맥하기 좋은 수제맥주교촌치맥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맥주 열풍의 중심에는 국내 1세대 수제맥주 기업인 세븐브로이맥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소기업 최초로 맥주제조 면허를 획득하고 횡성과 양평에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세븐브로이맥주는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된 강서맥주부터 대한제분과 콜라보로 진행된 곰표밀맥주’, 깊고 풍부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강맥주등을 생산한 업체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다양한 수제맥주를 통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과 함께 올해 약 650억원의 연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최근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을 선정했다. 이들 증권사가 책정한 세븐브로이맥주의 IPO 밸류에이션은 약 4000~6000억원 수준이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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