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손볼 때 됐다
상태바
[사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손볼 때 됐다
  • 중소기업뉴스
  • 승인 2021.10.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액이 급감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막상 휴업에 들어가는 직원은 업무를 전혀 수행할 수 없다는 요건 때문에 도저히 행사 준비를 할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지원금을 포기했다.”

어느 이벤트 대행업체 대표의 고백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인이 가장 많이 찾았던 제도가 바로 고용유지지원금이다. 매출급감 등 일시적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때 직원감원 대신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취하면 인건비를 보조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제도를 이미 활용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4.7%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활용 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애로사항의 유형으로는 신청절차가 복잡하다’ (41.2%)거나 인력활용이 어렵고 적발시 처벌이 엄격하다’(36.5%)는 답변이 많았다. 특히 이 제도를 활용한 업체의 61.6%인력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고, 22.9%인력활용의 제한 및 엄격한 처벌등으로 더 이상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가장 큰 난제는 인력활용이다. 매출 급감 등으로 휴업(휴직)을 실시하더라도 갑작스런 바이어 주문이나 긴급 사후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대처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휴업(휴직)한 직원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대체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쉬고 있는 직원을 임시 소집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이같이 조치가 대부분의 부정수급 사유로 이어지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심지어 모 업체는 거래처로부터 긴급 업무처리 요청이 와서 부득이 휴업(휴직) 중인 담당자에게 연락했다가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그야말로 휴업·휴직요건 때문에 정작 목적이 돼야 할 고용유지는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특히, 올해 들어 과도한 부정수급 수사 및 기소 등으로 경영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중소기업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은 지원금이 개인 목적으로 전용되거나 빼돌려진 게 아니고, 모두 해당 근로자의 임금으로 지급됐음에도 범죄자 취급하는 것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자체는 효과적이고 유용한 제도다. 잘만 활용하면 사업주 입장에서는 경영 위기를 넘는 사다리가 되고, 국가 입장에서도 고용위기 시에 대량 해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중기중앙회의 건의를 적극 수용해 지원수준을 대폭 높이고 요건은 완화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제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일부 손질이 아닌 근본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말 그대로 실질적인 고용유지를 뒷받침하는 제도로 거듭나야 한다.

그 답의 하나가 한국형 PPP(급여보호프로그램)’제도다. PPP는 미국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위기상황 발생 시 인건비 등 경영자금을 1%대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해당 인력의 휴업·휴직 여부와 관계없이 대출금 전액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또 폴란드에서는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고, 1년 이상 고용유지 시 대출금의 최대 75%를 면제해주는 금융 방패(financial shield)’제도를 실시 중이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고용위기 시에는 '선 대출 후 감면 방식'의 인건비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긴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