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EV’로 사업 본격 개시
베이징에 최초 공장 설립 유력
딥모션 인수로 자율주행 가속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가 전기차 사업에 정식으로 뛰어들었다. 텅신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1일 자본금 100억 위안(18000)으로 샤오미 EV’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샤오미 EV의 대표이사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 레이쥔이 맡았다.

지난 3월 레이쥔은 샤오미가 자동차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며 사업 초기 100억 위안을 투자하고 이후 10년 동안 100억 달러를 자동차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샤오미는 대규모 인재 모집에 나서 500명으로 구성된 팀을 구성했다. 샤오미 본사가 있는 베이징에 전기차 부문 본사와 첫 공장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쥔은 최근 4개월간 창안, 광치, 상하이자동차-GM-우링, 창청, 둥펑, 보쉬, CATL(닝더스다이) 등 완성차 회사와 부품사를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매체는 현재 샤오미의 스마트 자동차 제조 산업 사슬 구성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샤오미가 상당 수준의 자율주행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준비 중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레이쥔은 스마트폰에 주력하던 창업 초기부터 전기차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13년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찾아가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만나기도 했다. 2015년엔 그가 창업한 투자사 순웨이캐피털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에 투자했다. 2019년 샤오미는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엑스펑에 4억 달러 규모 투자를 주도했다.

지난 825, 샤오미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딥모션7737만 달러(905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딥모션은 2017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창업 4년차 회사다. 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같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딥모션을 공동으로 창업한 차이루이 최고경영자(CEO), 리즈웨이 최고기술책임자 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연구소 출신이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딥러닝과 입체 시각 부문 연구를 주로 하며 이미지 이해 관련 알고리즘 기술을 축적했다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딥모션에서 고해상 지도 제작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샹 샤오미 총재는 자율주행 기술은 스마트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딥모션은 자율주행 영역에서 강한 연구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이번 인수로 레벨 4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벨 4는 운전자가 없이 차량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 단계다. 린스웨이 샤오미 최고재무책임자는 현재 팀을 꾸리는 단계로, 예상보다 진전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다. 선발 전기차 회사들과 전통 완성차 업체에 후발 전기차 사업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 중국 토종 업체 비야디·상하이GM우링 등 3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삼총사인 웨이라이(니오샤오펑(엑스펑), 리샹(리오토)이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폭스바겐, 벤츠, GM, 현대기아차,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토종 브랜드도 모두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고 알리바바, 바이두 등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을 이끌 샤오미 EV의 사업자 등록을 마친 91,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중국 젊은이들이 처음 사는 스마트 전기차는 샤오미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가격이 얼마면 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던지며 시장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샤오미. 과연 전기차 시장에서는 어떤 능력과 잠재력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