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연내 테이퍼링 착수 시사
코스피 3100선 하회, 환율 1776선 급등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가시화하면서 19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또다시 출렁였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큰 변동성 없이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1.10포인트(1.93%) 내린 3097.8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3100선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4월 1일(3,087.40) 이후 4개월여만이다.

코스피는 전날 반등하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듯했으나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다시 급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5∼17일 8거래일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93포인트(2.93%) 내린 991.15에 마감하며 지난 6월 16일(998.49) 이후 2개월만에 1000선을 밑돌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조기 테이퍼링 논의가 확인됐다"며 "유동성 환경이 변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언급했다.

미국 연준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올해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후 매달 12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연준 청사
미국 워싱턴DC의 연준 청사

전날 7거래일만에 반락했던 환율은 테이퍼링 가능성에 따른 '강달러'를 반영하며 이날 다시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2원 오른 달러당 1176.2원에 마감했다.

이에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원화 약세를 촉발하고 원화 약세가 다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는 순환 고리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순매도 금액은 총 8조531억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테이퍼링 속도 우려의 유입, 달러 강세, 외국인 증시 자금 유출에 1170원대 중반대에 재진입했다"며 "이는 외국인의 매물 출회 압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날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대체로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9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1.360%, 10년물 금리는 1.3bp 하락한 연 1.868%에 각각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는 8거래일 연속, 10년물 금리는 4일 연속 하락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채권 금리 상승의 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파적 성향의 연준 위원뿐만 아니라 완화적인 성향의 연준 위원도 계속해서 '올해 3∼4분기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뉘앙스를 전달한 부분이 있다"며 "FOMC 의사록 내용도 시장에서 반영한 내용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가 크게 상승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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