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창립 60주년 기념 특별기고]
윤용로, ‘대출 재원’증자 요청에
중기중앙회장, 정부에 건의·결실

윤종원, 中企 현장 수시로 방문
코로나 위기 속 안전판역 톡톡

손잡고 ‘새로운 60년’ 개척하자

196181일 중소기업 전담은행으로 설립된 중소기업은행(IBK기업은행)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전국의 663만 중소기업을 대표해 축하와 그간의 지원 노력에 감사를 드린다. 기업은행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시작과 함께 출범해 60년간 중소기업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해왔다.

척박한 환경이던 경제개발 초기에는 한정된 재원으로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중소기업의 산업화와 수출을 뒷받침했다. 이제는 기술금융, IP금융, BOX 경영지원플랫폼 등을 통해 중소기업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1997IMF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때마다 시장 실패의 영역을 정책기능으로 보완하면서 중소기업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장)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장)

돌이켜보면 IMF외환위기 때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중소기업이었다. 자금이 돌지 않아 한보를 시작으로 삼미, 대농, 진로, 기아 등 많은 대기업이 파산하고, 대기업 어음을 받은 수많은 중소기업이 연쇄부도로 쓰러졌다. 특히, 기아그룹 부도로 5000개가 넘는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가 연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모든 시중은행이 기아차 어음할인을 중단하지만, 유일하게 기업은행만이 어음할인을 유지했다. 이듬해 현대차에 인수된 기아차가 99년말 창사이래 최대흑자를 기록하면서 회생했다. 수많은 협력업체도 함께 살아 남았다. 덕분에 기업은행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창립이래 최대규모의 흑자를 경신하면서 건실한 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

 

금융위기시 中企 대출로 숨통 틔워

그리고 2008, 세계4위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중소기업은 매출이 급격히 줄었고 평소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지만 시중은행은 부실 가능성을 이유로 멀쩡한 중소기업에게도 대출을 회수하거나 신규대출을 줄여 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오히려 대출을 늘리며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웠다. 그 당시 중소기업중앙회장이던 필자가 청와대 회의에서 기업은행만 빼고 시중은행의 무차별적인 자금 회수에 대한 문제를 얘기하자 참석한 경제부총리가 어느 은행이냐고 되물은 에피소드도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작년에만 24조원을 지원하며 유동성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시중은행이 경제위기 때마다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식으로 중소기업을 외면했지만,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외형적 재무수치보다는 기업내력과 미래 성장잠재력, 무형자산 가치를 중시해 위험을 무릅쓰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과의 거래는 위험이 높고 수익성도 낮다는 인식을 뒤집었다. 기업은행은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중소기업 지원에 힘쓰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 성장 기반을 만들고, 중소기업금융 선도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금융의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인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은행이 상호협력을 통해 동반성장한 사례도 많다. 중기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노란우산공제는 2007년 사업초기,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희망통장 수익금 일부를 기부금 형태로 45억원을 지원하면서 출범했다. 지금은 150만명이 넘는 소기업·소상공인이 15조원에 달하는 부금을 납입하며, 이번 코로나 위기에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벤처기업 집적시설인 서울 상암동의 중소기업DMC타워 건립과 중소기업전용 TV홈쇼핑인 홈앤쇼핑 설립도 기업은행의 지원과 참여가 있었다.

기업은행의 성장에도 중기중앙회의 도움이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소기업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업은행은 대출재원이 부족해졌고, 증자가 절실했다. 이때 기업은행을 이끌고 있던 윤용로 행장이 중기중앙회에 지원을 요청하자, 필자는 중소기업 대출재원 확보를 위해 당시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께도 기업은행 증자를 건의했다. 그해 1216일 국무회의에서 5000억원의 정부출자가 이뤄지는 협력의 결실을 맺자 윤 전 행장이 회장님 덕분에 대출재원이 마련됐다며 기뻐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기업은행은 자본금 증자에 힘입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동안 은행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 중에서 91%를 공급했다. 은행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은 9000억원 감소했지만 기업은행의 대출은 22000억원이 증가했다. 금융위기 당시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 극복은 양 기관의 협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행 미래 60년에 거는 기대

대한민국은 중소기업 시대로 갈 수밖에 없다. 우리경제가 한층 성숙하고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사업체수의 99%, 고용의 8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몇 명에서 몇백명의 근로자와 함께하는 경제공동체이다. 사장도 대부분 현장에서 일한다. 뿌리산업의 경우 80~90%CEO가 현장에서 근로자와 함께 일한다. 그만큼 중소기업인들은 현장과 함께 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윤종원 행장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의 전문가로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를 거치면서 국제금융에도 밝고,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경제수석을 역임하면서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정책파트너인 중기중앙회를 방문하고,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아다니는 모습과 직원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일하는 은행장이구나생각했다.

또한, 중소기업인들은 조달금리에 비해 높다고 느끼는 대출금리 인하를 희망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적정수익은 필수적이지만 올해 상반기 이익이 역대 가장 많은 1조원대를 기록한 만큼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중소기업과 상생차원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

주역(周易)에서 60갑자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기업은행이 도전의 60년을 넘어 미래 60년도 우리 중소기업의 믿음직한 친구로서 혁신성장을 이끌고, 위기시에는 든든한 우산이 돼주기를 기대한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기업은행이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데 정책 동반자로서 변함없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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