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일상화로 유통대세 등극
입점수수료, 홈쇼핑의 절반 이하
구매전환율은 5~8% ‘가성비 甲’
네이버 등 공룡기업도 속속 가세
중기부, 가치삽시다 플랫폼 운영
아직 앱 미비…신속 지원 뒤따라야

지난달 28일 오후 2시 네이버 쇼핑 라이브의 모습. 홈쇼핑 채널(맨 왼쪽)부터 중소기업(왼쪽에서 2번째),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한 판매주체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면서 상품을 설명한다. 한편, 오후 2시라는 쇼핑 비수기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4만명 이상이 라이브커머스를 시청하고 있다.

오늘 소개드릴 제품은 I사 커피 머신입니다. 또 이벤트로 라이브 방송 중 7만원 이상 구매시 배송비가 없습니다

어느 한 홈쇼핑의 한 장면 같지만, 사실은 네이버 쇼핑 라이브의 한 장면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판매자가 한국이 아닌 독일 현지에서 방송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독일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이 하는 이 방송은 방송 1시간 동안 38000명이 접속했고, 준비한 상품은 모두 팔렸다.

서울과 독일의 거리는 약 8100km이고, 시차로 인해서 한국 시간으로 오후 10시에 방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방송으로 준비한 물량을 판매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라이브커머스가 시차, 거리라는 물리적 요소를 다 극복하게 만든 것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이미 대세다. 신세계 홈쇼핑은 홈쇼핑 채널이 있음에도 별도의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신세계TV쇼핑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닌텐도 스위치를 판매한 신세계TV쇼핑은 1시간 방송동안 116000여명이 시청했고, 매출액은 8억원에 달한다.

라이브커머스는 100% 라이브로 진행되기에 라이브방송을 줄여서 보통 라방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국민이 스마트폰으로 쓰고 있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이 되다보니 이제 라방을 안하는 기업은 없다. 방송내내 시청자와 댓글로 실시간 소통하면서 질의응답을 갖는것이 홈쇼핑과 가장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지난해 약 2조원대였던 라이브커머스의 시장규모는 내년에는 약 30조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중 라이브커머스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1.9%에 불과해 성장가능성이 있으며, 이제 신세계, 롯데 홈쇼핑 채널 뿐 아니라 대부분의 유통업이 진출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네이버, 카카오도 라이브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더 나아가 서울 종로구에 중소기업을 위한 쇼핑라이브 전용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11개 라이브 스튜디오 공간에는 관련 설비가 갖춰져있으며, 중소기업은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와 1:1 코칭도 받을 수 있다.

전통적인 유통채널에 비해 투자비용은 적지만 성과가 큰 것도 매력이다. 입점수수료가 2.5~5.0% 정도로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보다 절반이상 낮다. 또한,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구매전환율(열람 후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0.3~1% 수준인데, 라이브 커머스의 구매 전환율은 5~8%로 매우 높다. 100명이 보면 최소 5명 이상은 구매한다는 것이다.

댓글 등으로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다보니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상대적으로 많아 구매도 더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다.

유통, 제조 중소기업에게 라이브커머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통떡 제조회사인 만풍농업은 라이브커머스 1시간 동안의 매출 실적이 그날 하루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기도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난해 7월부터 라이브커머스 시스템인 가치삽시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직접 쇼호스트로 등장해 견과바 200개를 1시간만에 팔았다. 라이브커머스를 두고 중기부 관계자는 대기업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아이디어가 좋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제품을 판매하기에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참여를 이끌기에는 현재 제도에서 아쉬운 점이 여럿 눈에 띈다. 라이브커머스의 경우 스마트폰 접속이 많아 어플리케이션()이 필수이다. 하지만 가치삽시다는 아직 앱이 없다.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는 지난해 6월 라이브커머스 계획을 밝히면서 2020년 말까지는 앱을 만들것이라 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개발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또한, 관련 교육이 소수인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100% 라이브로 이뤄지다 보니 숙련되지 않은 기업인이 방송 중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 한번의 실수가 기업 이미지 손실과 매출하락으로 이어진다. 지난 23GS홈쇼핑에서 제품 판매를 위해 쇼호스트로 등장한 연예인 A씨가 타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질타를 받았다. 다음날 김호성 GS홈쇼핑 대표와 A씨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의 뭇매는 이어졌다. 민간에서는 라이브커머스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 단위에서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인은 비숙련자인 만큼 사전에 리허설을 충분히 할 필요성이 있으며, 라방에 참여하는 소비자는 오프라인에서 전통적으로 만나던 대상과 다르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라이브커머스는 법적 규제가 미비해서 TV홈쇼핑과 달리 방송법에 규제를 받지 않는다. 관련된 협의체도 없고, 업계 차원의 자율준수규약도 없다. 이때문에 오픈마켓보다 판매자와 소비자보호정책이 부실하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소기업인에게 라이브커머스를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득과 독은 한글자 차이다. 중소기업인에게 새로 주어진 라이브커머스라는 방식이, 중소기업인에게 득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중소기업계가 합심해서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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