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경영목표 수립 막막
거리두기 강화로 매출 직격탄
팬데믹 핵심해법은 규제완화

이윤재(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윤재(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도 어김없이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정초에는 희망과 꿈에 부풀어야 하는데 올해는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미래가 불안하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올해의 경영목표를 수립하는 것조차 난감하다고 한다. 대체 코로나는 언제 끝날 것인가?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경제도 전처럼 회복될 수 있는 것인가 등 여러가지 사안이 불안하고 답답하다.

더욱이 전문가들조차도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종잡을 수 없다. 백신으로 곧 경기가 V자로 회복될 것이란 희망적인 얘기도 있는 반면에, 세계은행처럼 코로나 재발로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란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작년에 시작된 코로나는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지진이나 태풍이 지나간 것도 아닌데 경제를 일순간에 초토화했다. 엄중한 불황으로 모두 힘들었지만,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겐 유독 힘든 한해였다.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

코로나는 야속하게도 양극화를 더 심화시켰다. 기업 규모나 업종 간에 양극화가 더 벌어져 ‘K-양극화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대체로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은 선방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은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예를 들면, 음식, 숙박, 학원, 스포츠 시설, 노래방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정부·지자체의 영업 제한 및 금지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제3차 유행이 본격화된 작년 12월 중순 서울 지역의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 업종인 음식점, 카페, 헬스장 등의 매출은 반 토막 났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부의 집합금지 연기 조치로 인해 영업을 못 하게 되자 일부 헬스장은 영업 강행으로 집단반발하기도 했다. 상당한 벌금과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업을 재개하는 것은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든 지경에 이르렀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자영업자들의 경제난을 돕고자 세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임시방편이지 근원적인 해결책을 되지 못했다. 정부의 직접적인 현금 지원정책은 정부의 기대만큼 내수를 증대시키지 못한다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발표되고 있다. 매년 정초에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AEA)에서 권고한 지침을 보면, 정부 지원정책도 이젠 모든 국민에게 주는 퍼주기식보다는 효용을 고려한 재정지출을 집행하라는 것이다. 핀셋 지원 방식으로 정말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지원해주는 한편, 근원적인 해결책인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백신접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단면역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회복도 빨라질 것이다. 또한 반시장적인 규제조치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영 시계 제로인데 정부의 각종 반시장적인 규제조치들이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경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은 기업의 활력을 북돋아 줘야 할 때다. 세계 유수의 경제 석학들도 규제 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신성장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핵심 정책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때 민간기업의 역동성을 통해서 경기회복이 가속될 것이다. 우리는 백신 접종도 늦었는데, 시장의 역동성마저 떨어진다면 경제회복은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진정되고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형편이 나아질 것이다.

세계 각지에 백신 접종이 시작된 만큼 올해 경제도 상당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약 3% 내외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며, 우리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 8%, 미국 3.2%, 유로존 3.6% 등으로 예측된다. 경기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면 국내 경기회복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업방식, 거래방식, 사람들의 선호도 바꿔놔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도처에 널려 있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대박 나는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신축년은 부지런함과 부의 행운도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흰 소의 해라고 한다. 우보천리(牛步千里)란 말이 있듯이 뚜벅뚜벅 걷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한다. 우보천리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 이윤재(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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