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외자유치와 이를 통한 수출 확대, 그리고 지방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경제개발구 중심의 경제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경제개발구법을 통해 경제개발구의 사명(경제개발구법 제1조)을 대외경제협력과 교류를 발전시켜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하는데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개발구 개발의지는 지속적인 법제 구축 노력에도 반영되고 있다. 북한은 기존 법을 수정·보충하고,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내며, 나아가 세칙까지 작성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경제개발구 성공의 핵심 요소가 지속적인 법제의 수정·보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법률제도를 끊임없이 보충·완성하고 외국 투자기업들과 외국인들의 투자 및 재산소유권에 대한 확고한 법적 담보를 마련해주는 것은 경제특구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법제 정비 부문이 경제개발구 조성과 관련해 가장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북한 전 지역대상 외자 유치
북한이 ‘경제개발구’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중앙급과 지방급을 구분하면서 공업, 농업, 관광, 수출 가공 등 분야별로 나눈 것 등은 중국식 모델을 모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북한의 경제관리들이 지속적으로 중국 각지의 경제개발구를 시찰하면서 중국의 경제특구 사례를 분석하고 연구해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경제개발구 정책은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는 다른 몇가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북한의 경제개발구 정책이 기존 한정된 지역 중심에서 북한 전 지역을 대상으로 외자를 유치하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중국의 경제개발구 모델을 참조해 지역 실정에 맞는 현실적, 실용적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외자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북한 측은 경제개발구를 지정했지만, 우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개발구를 선택해 성공모델을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넷째,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외무역, 투자의 다각화 차원에서 경제개발구를 활용하고 있다.
다섯째,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한 다양한 국제관광 상품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전국 단위로 관광특구 건설계획을 통해 관광산업 발전의지를 경제개발구 개발로 더욱 구체화하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의 경제개발구가 중국 같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는 최근 2~3년간의 외자유치 실적과 외국기업의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입주기업을 선정하고, 실질적인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방급 경제개발구들은 개발계획 수립과 관련 법규정비를 하는 단계로 아직 건설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개발구를 홍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북한은 다양한 경제개발구의 특성에 맞는 개발계획을 구상하고, 관련 후속 법규를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비교할 때 북한은 많은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자유로운 통행·통신·통관은 물론 무비자 체류도 보장되지 않고 있다. 경영의 자율권도 부여돼 있지 않다. 이런 점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외자유치는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자율권 등 넘어야할 산
경제특구는 개발도상국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수출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이고 유망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적응하고 나아가 시대적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적 무기를 개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특구 중심의 경제발전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혹은 해제가 급선무이고, 외국 투자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정치적 안정, 법규 및 3통(통행·통신·통관) 등 지속적인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중국의 경제개발구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화교자본의 선도적 투자활동이 외자의 리스크를 감소시켜 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개발구 성공의 관건도 남한 자본의 유치 여부에 달려있는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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