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폐공장의 화려한 재탄생…전시장 자체가 예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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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폐공장의 화려한 재탄생…전시장 자체가 예술작품
  • 옥선희 칼럼니스트
  • 호수 2093
  • 승인 2016.10.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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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시립미술관과 F1963(사진)에서 나뉘어 열리고 있다. 흰 사각벽의 부산시립미술관 전시 작품이 얌전한 현대 미술 작품들이라면, F1963에 설치된 작품들은 보다 실험적이고 대담해 보였다.

이 같은 차이, 편견, 호오는 F1963이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개조한, 거대하고 현대적인 전시 공간이어서다. 전시 공간이 압도적이어서 작품마저 특별해보였다고 할까.

세계 최대 특수 선재 회사인 고려제강의 망미동 수영공장은 1963년부터 45년 동안 현수교, 자동차 타이어 등에 들어가는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다고 한다.

주변 지역이 주택지로 개발되면서 공장 문을 닫고 창고로 쓰이다,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건축가 조병수의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F1963이란 1만650㎡에 달하는 복합 문화 시설로 재탄생했다.

주변에 아직 공장들이 많지만, 저 멀리 연한 하늘색 타공 철판으로 감싼 외관이 보이는 순간 감탄사가 터진다. 대나무 숲까지 있어 공장 지대와 아파트로 둘러싸인 한가운데서 문화와 자연의 기운을 담뿍 발산한다.

전시실은 높은 천정과 철 기둥 등 공장 원형을 그대로 살려, 어느게 설치 예술 작품이고 공장 시설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그 혼란이 신비롭기까지 해서 연신 사진을 찍게 만든다. 이처럼 큰 공간에 전시를 하게 된 작가들도 무척 신경이 쓰였을 것 같다. 외부로 나가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계단이 있는 중정을 사이에 두고 사무실, 강당 등과 프라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 바 933, 강릉의 유명 커피숍 테라로사가 둘러싸고 있다.

와이어를 활용한 공간 장식, 와이어를 감던 보빙을 재활용한 탁자, 원두 포대, 체조 선수 운동 기구 같은 의자에 빈티지한 장식품 등, 상업 공간마저 철강공장이었음을 자랑하는 인테리어에 대나무를 비롯한 나무와 꽃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1968년 북촌 계동길에 들어선 목욕탕 중앙탕이 보일러실, 사우나실 등의 골격을 유지한 채 안경점 젠틀몬스터 쇼룸으로 바뀐 것과 더불어, 가장 감탄한 리모델링 공간이다.

오래된 것은 일단 부수고, 아시아 최대 규모 운운하는 날 것 세우기에서 벗어나, 이제 우리나라도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유명한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같은, 산업 공간 미술관을 갖게 됐구나!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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