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지내는 산업교육 강사 한 분은 젊어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이혼까지 하게 됐다. 이혼 후 재혼을 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과 맞선을 보았는데 묘하게도 한 두 가지씩 결점이 나타나는 바람에 성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기대수준을 조금씩 낮춰서 조건을 따져 봤더니 놀라운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이혼한 전처가 그래도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그때까지 다른 남자가 데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전처를 찾아서 백배 사죄를 하고 새로 청혼을 해서 다시 결혼했다.

퇴직자까지도 챙겨야
그들은 그 후 재미있게 잘 살고 있다. 몇 년 전 그 분의 회갑잔치에 참석했더니 그때 부인을 다시 데려오지 않았으면 크게 후회했을 거란 얘기를 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람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한 마디로 사람 귀한 줄도 알고 대우할 줄도 알게 된 듯 하다.
예전부터 삼성그룹은 한 번 퇴직한 사람을 다시 채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기업문화로 가지고 있었다.
본인이 나갔든 회사에서 내보냈든 한 번 퇴사한 직원은 ‘바람든 무’쯤으로 여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퇴직한 사람도 재 채용하는 인사원칙을 채택했다는 소식이다.
밖에 나가서 여러가지 경험을 쌓았으니 오히려 이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여러 가지 경영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우선 현재 직원들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퇴직한 사람들에게까지 잘하는 기업이라면 현재 재직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는 더 잘 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퇴직한 사람들과도 공연히 거리를 둘 필요가 없다. 언제든지 재 진입의 기회를 열어 놓고 있기 때문에 강한 연대감을 지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해서 회사의 홍보요원인 동시에 고객으로 기능하게 된다.
만약 퇴직자에게 적대적 반응을 보인다면 퇴직자도 같은 감정을 지니기 쉽고 여기에서 보안 문제나 기업이미지 훼손 같은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인재 소중히 여기는 기업이 성공
최근 교보생명에서도 1,180명의 명예퇴직자들 중 상당수를 계약직 등으로 다시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는 퇴직자들에게 대해 대리점 대표나 설계사 등으로 재계약할 계획이다.
출산 등의 이유로 퇴직한 여사원들도 시간제 근무자 등으로 재계약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한항공에서도 퇴직한 스튜어디스를 재고용해서 근무시키고 있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떠났던 스튜어디스가 애를 낳고 생활이 안정화되면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다.
아줌마 스튜어디스지만 외국 항공사의 준 할머니 스튜어디스보다는 젊고 활동적이다. 이처럼 재취업하는 사람들은 그 기업의 역사나 문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응력도 뛰어나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이 결국 성공하게 돼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늘 인력수준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게다가 퇴직할 때는 사표 한 장 집어 던지고 철새처럼 사라진다고 원망을 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얼마나 직원들을 위하고 있고 또 퇴직자들을 관리하고 있나 묻고 싶다.
지난 추석 때는 퇴직한 직원 중에게 일일이 추석 선물을 보낸 회사도 있었다.
오늘날 회사가 이처럼 발전한 것은 귀하께서 열심히 닦아 놓은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고 언제든지 재입사를 원하면 연락을 해 달라는 편지와 함께 정성이 담긴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한 번 이혼했던 사람하고도 다시 결혼 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에게 야박하게 대하고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일이 잘 풀리지 않게 된다.
성공을 원하는 경영자라면 다시 ‘인간중심의 경영’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