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루이비통 시리즈2 : 과거, 현재, 미래

올해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 행사가 많아 호사가들을 달뜨게 한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지난 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전세계 VIP를 대상으로 한 패션쇼 ‘크루즈 컬렉션’에서 한복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을 발표했다. 덕분에 여기 참석한 지젤 번천, 크리스틴 스튜어트, 틸다 스윈튼 등의 사진이 인터넷을 달궜다.

 크리스찬 디올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서울 플래그쉽 스토어 개장을 기념해 다음달 DDP에서 전시를 연다는데, 한국의 설치 미술계를 대표하는 서도호, 이불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패션쇼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고 서러워할 것 없다. 전시회는 누구나 참관할 수 있으니까.  광화문 D타워 특별 전시장에서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루이비통 시리즈2: 과거 현재 미래’가 대표적이다. 실물 의상이나 패션 소품이 많지 않은 반면 홀로그램, 거울의 방 등 전시 방식을 즐길 수 있어,

전시장 설치나 패션 매장 인테리어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루이비통 시리즈 2’는 지난 해 DDP에서 열렸던 ‘문화 샤넬 장소의 정신’과 비교할 수 있는데 럭셔리 브랜드의 소비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문화 유산으로 알리고 보존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도쿄와 상하이에서 열렸던 ‘루이비통 시리즈 1’은 2014 가을/겨울 컬렉션과 런웨이에 기초했고, 2월 LA 전시에 이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시리즈 2’는 2015 봄·여름 컬렉션과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개관에 맞춰 진행된 런웨이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루이비통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제시하겠다는 야심을 전시 제목에 담은 ‘시리즈2’는 루이비통의 여성 컬렉션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세번째 컬렉션의 영감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2013년 루이비통에 합류한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실루엣’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디자이너로 수많은 상을 받았다. 

10개 방으로 구성된 전시장은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 이동해야할만큼 어둡고 긴 복도로 연결돼, 새로운 방에 들어갈 때마다 공간 변화에 놀라게 된다. 패셔니스타를 꿈꾸는 멋쟁이들을 에스코트하는 안내원들은 검은 정장 차림의 키 크고 잘 생긴 젊은 남녀들이라 파티에 초대된 기분이 나기도 한다.

검은색과 흰색, 빨강 색의 강렬한 대비, 사진과 포스터로 도배한 아날로그 분위기와 홀로그램과 3D 아바타의 첨단, 그리고 진한 커피로 오감을 깨우는 전시회. 전시장 외부 건물 벽에도 세계적인 모델들이 멋진 포즈를 취한 대형 사진이 걸려있어, 젊은 여성들이 셀카봉을 길게 늘이고 모델과 대결한다.

이웃한 ‘지구촌 나눔 한마당 2015’ 행사장을 찾으니, 전통 의상 차림의 세계 각국 사람들이 춤과 노래와 음식으로 환대한다. 전통 의상은 화려하고 원색적인데도 어쩜 그리 아름다운 것일까. 한명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민족 모두가 조금씩 가꾸어온 힘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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