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뒤집는 ‘게임의 신’

“동킹콩 4300만개, 슈퍼 마리오 1억7400만개, 젤다의 전설 4200만개……”
이 숫자는 게임업계의 최강자 닌텐도가 전 세계에 판매한 게임의 숫자이다. 오늘날 닌텐도는 전 세계 게임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데, 그 게임 개발의 중심에는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 1952~ )가 있다. 그는 ‘게임의 아버지’, ‘게임의 스필버그’로 불리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게임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사람이다. 1977년 카나자와 미술공예대학을 졸업하고 닌텐도에 입사한 그는 닌텐도가 실시한 게임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승을 한 후,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게임인 ‘동키콩’을 만들어내서 공전의 히트를 거둔다.
그는 여세를 몰아 ‘게임보이’, ‘게임&워치’, ‘패미콤’, ‘슈퍼마리오 브러더스’, ‘포켓몬스터’ 등을 연달아 히트 시키며 닌텐도를 세계적인 게임기 업체로 변신시킨다. 그가 손을 대는 작품마다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운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게임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게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상용 컴퓨터 게임을 만든 사람은 1962년 ‘스페이스 워’를 개발한 스티븐 러셀이지만 사람들은 ‘게임의 아버지’로 시게루를 첫 손에 꼽는다. 오늘날의 대중화된 게임에 대한 개념은 바로 그로부터 시작됐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닌텐도의 대표이사 전무 겸 정보개발본부장으로 있으면서 닌텐도 게임 개발의 중심에 서 있는데 그는 늘 ‘밥상을 뒤집기(ちゃぶ台返し)’를 잘한다. 그렇다고 술을 마시고 주정 따위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는 개발자들의 게임 제작 과정을 점검하다가 문제가 발견되면 개발비가 얼마다 들던지 작업을 중지 시킨다. 직원들은 그것을 밥상 뒤집기라고 부르는데 밥상 뒤집기를 당한 제품은 반드시 대박을 터트리기 때문에 직원들은 은근히 그가 밥상을 뒤집어 주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닌텐도의 제품은 개발 일정을 못 지키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 발매되면 ‘완벽’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1994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등장하면서 닌텐도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시게루는 또 다시 천재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포켓몬(Pokemon)이라는 원소스-멀티유즈 상품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시리즈를 성공시켜 정상을 탈환했다.
닌텐도는 2009년 현재, 불황에도 불구하고 ‘닌텐도DS’와 ‘닌텐도wii(위)’의 대성공으로 게임업계 최강자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닌텐도DS’는 2009년 2월 기준으로 세계에 무려 1억대에 가까운 판매를 기록하며 32%의 점유율로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닌텐도wii’도 26%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닌텐도는 이제 게임을 넘어 문화가 되었다. 닌텐도의 타깃은 ‘5세부터 95세까지, 게임을 하지 않는 모든 사람’이다. 일본 중고등학교에서는 ‘닌텐도DS’로 영어 수업을 하고 있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닌텐도wii’로 볼링게임을 즐긴다.
최근 ‘닌텐도wii’ 게임을 이용해 재활치료를 하는 ‘재활운동치료 wii-hab’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으로 수없이 기네스북의 기록을 갈아치운 시게루는 닌텐도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30년 동안 게임을 개발하면서 줄곧 염두에 둔 것은 나와 내 주변 사람이 정말로 무엇을 좋아하고 즐기는가 하는 점이다. 사람은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 산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이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닌텐도 DS’와‘ 닌텐도wii’도 어른과 아이, 온 가족, 주변 사람까지 다 같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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