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카피플러스 A 사장은 요즘 최저임금이 올해 또 올라갈까 고민이다.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너무 높아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2000년 이후 연 평균 10.1% 올랐다.
전년에 비해 매출액과 순익은 떨어졌다. 인건비 상승과 제지가격이 2배 이상 상승했지만, 고객들에 받는 복사비는 40원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나 됐다.
A 사장은 “500페이지를 복사하려면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장당 40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2만원의 수익을 올리지만 인건비만 1만2천원이다. 이렇게 해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안 사장은 인건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종업원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부부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근무한다. 14시간을 일해서 A 사장 부부가 손에 쥐는 것은 합해서 300만원에 불과하다.
최저임금제는 임금만 상승시키는 게 아니라 국민연금 등 회사가 부담해야하는 4대 보험료 같은 부가적인 비용도 함께 끌어올리기 때문에 근로자는 월 90만원을 받을지라도 사업주는 월 100만원 이상을 인건비로 지급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 보다 근로자가 오히려 소득이 높은 현상이 발생했고, 소상공인들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전무한 가운데 소상공인들은 근로자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상황.
한편,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C 사장 역시 최저임금이 내년에 얼마나 올라갈지 걱정이 앞선다.
과거에는 아르바이트를 썼지만 계속되는 최저임금의 고율인상으로 아르바이트비를 줄 돈 조차 없어 아르바이트를 쓰지 못하고, 부부가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매장이 늘고 있는 게 PC방 업계 실정이다.
최저임금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가족 중심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으며 신규인력 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C 사장은 12시간씩 맞교대로 운영을 해도 한달 수입이 200만원 정도에 불과해 소상공인들은 근로자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며, 삶의 질도 근로자 보다 낮다고 호소했다.
C 사장의 매장에서 근무하던 K씨. 한 때는 신촌에서 잘 나가던 고기집 사장님이었지만, 경기침체로 고기집을 접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요즘은 일할 곳을 찾을 수가 없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취업이 어려워 PC방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미래를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인건비조차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텅빈 매장 상황에서 사장님에게 눈치가 보여 스스로 그만두고 말았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작년 6월에 결정, 6.1%나 인상된 시급 4천원을 주고 있다”며 “지금 적용되고 있는 시급 4천원도 버거운데 또다시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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