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가 타결됐다. 그동안 뚜렷한 비젼없이 막연한 불안감에 움츠리고 있던 우리 경제를 새롭게 도약 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이번 협상결과에 만족하고, 한미FTA 타결 후 주가가 빠른 시간 내에 역사상 처음으로 1천500고지를 넘은 것은 우리 경제의 긍정적인 앞날을 반영한 것이다. 양국 국회와 의회의 비준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겠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특정산업생산자를 위해 양국의 모든 소비자에게 보다 더 좋은 제품을 더 값싸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것은 정치가의 입지를 전락시킬 뿐이다.
실제로 한미FTA의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농축산업의 경우 김 영삼 정부 이래 약 130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퍼부었지만, 농축산 어업의 경쟁력이 나아지기는 커녕 가구당 부채만 92년 568만원에서 2006년 2천816만원으로 늘어났다.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22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농축산 어업 종사자를 대변하는 농어촌지역 출신 국회의원수가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불균형에도 원인이 있다.
한해 56만명의 대학, 대학원 졸업자 가운데 32만명이 소위 ‘백수’ 또는 ‘비정규직 근로자’으로 남아 있는 현실에서, 농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제의 성장 동력을 포기하라고 외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미FTA는 분명 기회고 도전이다. 아직 완전한 의견접근을 보지 못한 사항을 국회와 의회의 ‘비준’ 이전에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에 따라 한미FTA의 가치는 지금의 평가와는 다른, 또 다른 차원의 성과를 보탤 수 있다.
특히 ‘역외 가공지역’과 관련해, 양국 협상단은 타결이후 개성을 명시한 바 없다고 한 목소리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4월 5일 SBS 8시 뉴스 인터뷰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북한 전역을 역외가공지역으로 하는 것을 협상하고 있다” 고 언급했다. 북한 전체가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을 경우, 한미 FTA는 한반도와 미국의 경제 블록을 형성하는 의미를 갖게 되며, 이는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 그리고 미국의 관세 혜택에 외국투자까지 겹쳐서 우리 경제에 보다 확실한 미래를 보장해 줄 것이다.
좋은 협상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장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값비싸게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미국외교는 중국의 팽창을 막는데 주안점을 뒀다.
최근 인도와 미국의 밀월관계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고, 한국과의 FTA 성사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방어 할 수 있는 관점에서 미국이 원하는 협정이었으므로 많은 양보가 있었던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중국이 한중FTA 체결에 러브콜을 보내고, 그동안 불편했던 동북공정도 학문적인 일로 치부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윈자바오 총리 방문 역시 양국간 FTA를 가속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강대국 간의 역학관계 하에서 궁극적으로 미래의 경제적 실익뿐 아니라,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매우 사려 깊은 대응을 했다.
결론적으로 중국과의 FTA는 한미FTA를 우리에게 보다 유리하게 마무리 할 때까지 협상의 도구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전체가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 되면, 핵 위협은 자연스럽게 소멸되며, 한반도는 중국의 팽창을 막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되므로 미국에게는 매우 가치 있는 제안이다. 중국과 FTA 카드를 가능한 끝까지 쥐고 흔들어야 한국은 동북아중심 국가로서 역할이 커지게 된다.

신동우
주식회사나노 대표이사·경상대 교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