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는 P사장은 근래 회사내부에서 각종 사고가 빈발해 수차례 직원교육을 시키고,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했다.
문제가 있을 법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월1회 면담을 해 애로 및 건의사항을 받는다. 또 직원 동태를 사전에 파악해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늘 관심을 가지고 미리 애로사항을 해결 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P사장은 직원들을 사장실로 불러 면담을 통해 애로사항, 건의사항을 이야기하라고 말했지만, 감히 마주보며 ‘문제가 이것입니다’ ‘저는 이런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라고 솔직히 마음을 털어 놓고 이야기하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사장과 직원의 대화

반면, P사장은 1인당 10분 정도 걸리던 면담시간을 두 배로 늘려 잡았다. 면담직원들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라고 하던 방식을 바꿔 자신이 겪은 일, 느낀 일 등을 적절히 5분 정도 먼저 이야기를 한 후, 20분 정도 직원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했다.
P사장의 직원들과의 대화 내용은 특별한 주제 없이, 주로 지난 주말에 가정에서 일어난 일, 놀러갔다 온 일 등이 대부분이었다. 간식과 커피를 함께 하면서 보다 한가로운 시간대에 맞춰 아침면담을 하자 처음에는 직원들이 무관심하고 의례적인 것이라고 여겼으나 이제는 상당히 유익한 시간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사장은 직원들의 상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사장은 직원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공식석상에서 말하기 곤란한 여러 가지 일들을 부담 없는 분위기에서 이야기 하게 한 점이다.
이를 통해 사장과 직원들이 보다 더 이해하게 됐다. 사장은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미리 알아보는 마음을 갖게 됐다. 개인의 관심과 문제점을 대화의 소재로 삼는 게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사장을 비롯한 경영자(CEO)의 역할은 고객과의 문제, 동료직원들과의 문제, 상급자와의 문제 등에 대해 아래 직원들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말할 때는 적극적으로 ‘그럴 수 있다’라고 맞장구를 쳐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을 위하고 득이 되는 쪽으로, 그리고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해 주려고 노력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자리에서 답변하기 곤란하면 알아봐 주고, 다음 면담 때 반드시 답변을 해 준다.
사실 이러한 대화의 효과를 측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아래 직원들의 마음은 보다 더 개방되고 동질성이 회복된다고 보아야 한다.
경영자는 아래 직원들 보다 솔선수범하고, 조직 내 각 부서의 뜻을 잘 이해해 줘야 한다. 직원 개개인의 욕심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격적으로 이해시키고 제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위기는 변화의 계기

권위만을 내세우기 보다는 진정으로 회사가 나아갈 비전과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등 회사가 겪는 여러 문제들을 아래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올바른 태도로 접근하는 개혁자, 적절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영역에 필요한 지식을 파악하는 발견자, 사람들과의 깊이 있는 의사소통과 값진 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의사 소통자, 명확한 목적과 방향설정으로 문제해결 과정을 관리하는 선도자, 타당한 일에 착수하고 올바른 선택으로 최적의 해결책을 창조하는 창조자, 직감과 단련된 집행력을 통해 결과를 이끌어내는 실행자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변화의 계기로 삼아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자세가 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조태현
부평소상공인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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