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임골(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은 진부와 정선 사이, 오대천변 59번국도 북동쪽에 들어앉아 있는 숨은 계곡이다. 오지마을로 제법 이름이 알려지면서 잠시 사람 손때타기 시작했고, 이내 자연휴식년제로 돌입, 철문을 굳게 내렸었다. 10여 가구 남짓한 마을 사람들만 특권처럼 채운 열쇠를 풀고 출입했다. 그러다 두어해 전부터 소리 소문 없이 철문을 열더니만 정선군에서는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개인적으로 즐겨찾는 여행지가 진부에서 정선을 잇는 오대천변 주변의 숨겨져 있는 계곡들이다. 진부근처에서 하룻밤을 유한 후, 꾸물거리는 날씨를 뒤로 하고 장전계곡을 찾아 들어간다. 1년도 채 안된 사이, 허물어져 가던 빈집은 번듯한 전원주택으로 변신했고, 넓은 터도 정리돼 있다.
마을 사람에게 물어보니 10채가 넘는 집이 더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더 이상 개발할 자리도 없다는 장전계곡 주변. 오지마을은 멋진 자연 풍광 덕분(?)에 이렇게 현대화가 물밀 듯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장전을 나와 단임골을 찾아 나선다. 숙암교에서 단임마을까지는 8km정도. 마을엔 민박집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시멘트 포장길은 금세 비포장도로 바뀌고 아름다운 계곡이 따라붙는다. 비포장길이지만 굵은 돌이 없고 경사도도 낮아 승용차 통행이 충분하다. 초입 두 집의 민가를 지나고 한참동안 더 가서야 펜션 한 동을 만난다.
울창한 숲이 우거진 계곡 속에는 크고 검게 빛나는 바위들이 연이어지고 물소리가 요란하다. 무수히 피어난 야생화가 눈요기를 주고, 새소리가 자연을 노래한다. 계곡물은 원 없이 맑고, 여울과 소가 이어져 피서에 적격이다.
그렇게 한없이 가다보면 6.25때 공비도 침투하지 못했다는 단임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우측에 잘 지어놓은 별장이 한 채 있고 더 가면 1965년 8월에 문을 연 북평초등학교 단임분교를 비롯해 민가 두 채 정도가 길목에 나선다. 길은 더 이어진다. 사람들이 많이 살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넓은 빈 밭 터도 많다.
이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박지산(1,391m)을 잇는 안단임-계룡잠을 잇는 임도고 우측길은 갈미봉(1,266m) 줄기가 빚은 임도로, 장재터-벗밭을 거쳐 숙암리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측 임도길은 31.4km나 되기 때문에 애당초 포기하고 만다. 대신 왼쪽 길을 따라 잠시 임도를 따라 올라가본다. ‘자생마을’이라는 곳에는 체험장 건물이 있지만 인기척은 없다. 더 위로 올라가면 안단임인데, 빈집은 물론 서너 채의 민가가 이어진다. 더 위로 오르면 다향산방이라는 찻집도 만난다.
내려오는 길, 야생화에 사진에 취해 걷는 것만큼이나 천천히 차를 움직인다.
■자가 운전=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 이용. 진부·정선 방면 59번국도 따라 정선 방면으로 가면 왼편에 숙암교가 나온다. 숙암교를 건너 왼쪽 길로 가면 된다.
■별미집= 계곡 내에는 맛집이 따로 없다. 진부읍내 쪽이나 59번 국도변을 이용해야 한다.
■숙박= 단임골에는 해별언덕(033-562-9001)펜션이 있고 입구에 큰터잘방이라는 농박과 용바위 민박집이 있다. 그 외에는 오대천 주변을 이용하면 된다. 오대천을 사이에 두고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면 레미콘 공장이 있다. 이 사이로 난 개울을 건너 산속으로 들어가면 아람치골 박영복 화가(033-333-0418)가 사는 집을 만날 수 있다. 첩첩 산중에 너와집 두 채. 서양화가인 박화백이 손수 만들어 놓은 자연 친화적인 집이다. 마당 앞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하늘은 별이 쏟아져 내릴 정도로 밤이 환상적이다. 그 외 장전계곡 쪽에도 펜션이 여럿 있다.
■여행 포인트= 59번 국도변에는 막동, 장전계곡 등 아름다운 계곡들이 연이어진다. 특히 장전계곡은 이끼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오대천변에서는 래프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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