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아마존에 300만불 납품계약한 정보헌 ㈜정푸드코리아 회장

美 한상대회서 전통약밥 통조림 첫선
미국은 물론 유럽바이어도 이목집중
흑마늘⋅쌀조청 통조림 조만간 美 수출

매년 매출액 10% 이상 R&D에 투자
지역특산물 적극 활용해 ‘지역상생’
펫 푸드 진출 등 新사업도 본격 추진

“미국·유럽의 수퍼마켓이나 마트를 가보면 통조림 식품코너가 엄청나게 큽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식품코너 진열장에 수백 가지가 넘는 통조림이 진열돼 있죠. 그만큼 통조림은 전 세계인이 찾는 안전한 식품이고 건강한 음식입니다. 정푸드코리아는 지난 10월 미국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세계한상대회)’에서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업체에 300만달러의 납품계약을 했습니다. 정푸드코리아의 세계시장 본격 진출은 이제 시작입니다. 2024년 K-통조림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줄 참입니다.”

정보헌 정푸드코리아 회장이 최근 <중소기업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각오다. 한국통조림레토르트식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한 정보헌 회장은 ㈜정푸드코리아와 함께 ㈜화남인터내셔날, ㈜화남코퍼레이션, ㈜해피라이프 4개 회사의 대표이사로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가톨릭 관동대학교에서 ‘우리나라 수산물 유통구조 정책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학문적 지식이 풍부하고 식품 산업현장에서의 경륜을 두루 갖춘 CEO로 정평이 나 있다. 다음은 K-통조림의 세계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정보헌 회장과의 일문일답.

정보헌 회장은 역발상의 수출 전략으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그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심정으로 차근히 K-통조림의 세계화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보헌 회장은 역발상의 수출 전략으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그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심정으로 차근히 K-통조림의 세계화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황정아  기자

Q. 정푸드코리아는 지난 10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서 300만 달러의 ‘잭팟’을 터트렸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아마존과 계약 물꼬를 텄다는 건 우리 식품기업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는데요. 그간의 소회와 함께 현재 납품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중소 통조림 업계 사정이 좀 좋지 않았습니다.  좁은 내수만으론 중소기업들이 판로를 확장할 기회가 거의 없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께서 “업황이 어렵다면 미국 등 해외수출 돌파구를 찾아보라”고 귀띔을 해주면서 저희가 발 빠르게 진출전략을 구체화했습니다.

지난해부터 통조림 전통약밥과 흑마늘·쌀조청시리즈의 미국 론칭, 판매를 위해 끈질기게 아마존, 조달기업 구매담당자들과 많은 미팅을 가졌습니다. 결국 국내 로컬푸드 기반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린 것이 이번 수출계약에 주효했다고 판단합니다.

내년 2월 선적을 목표로 납품 일정을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 계약이 단발성이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식품 수출의 경우 현지에서 한번 계약을 맺고 유통이 원활해지면 계속 이어지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죠.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든다면 계속 찾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시장에 성공 안착을 하고 난 뒤엔 유럽 등 다른 국가에도 ‘K-통조림’의 수출을 더 확장하려고 합니다.

Q. 이번 납품계약의 성공은 회장님과 정푸드코리아 임직원들이 지난해부터 미국 론칭‧판매를 위해 끈질기게 도전한 노력의 값진 결실로 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막상 해외 수출을 할 때 ‘영업·마케팅’을 어떻게 할지 막막합니다. 더 큰 고민은 ‘초기 생산량 예측’을 어떻게 할지입니다. 저희가 수출 전략 상품을 만들어 현지에 마케팅을 하는데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다면, 비용적인 리스크가 상당히 커지죠.

때마침 미국 현지에서 ‘냉동김밥’이 유행하면서 고민을 좀 덜었습니다. 정푸드코리아가 준비한 ‘전통약밥’ 통조림도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습니다. 저희 임직원들이 단합해 현지 미국시장의 취향과 선호도를 잘 살피며 지속적인 제품개발을 했습니다. 이번 아마존 입점의 결과는 철저한 준비과정에 있었습니다.

Q. 정푸드코리아의 또 다른 수출상품인 흑마늘‧쌀조청 통조림 시리즈도 이번 전통약밥 수출성과에 힘입어 미국 진출이 앞당겨 질 것으로 보입니다. 후속 추진 상황은 어떠한가요?

현재 미국 현지 소비자 테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신규 계약의 좋은 소식도 예상해 봅니다. 저희가 흑마늘·쌀조청 통조림으로 노리는 시장은 미국의 당뇨환자도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건강식 분야입니다.

Q. 정푸드코리아는 한국 보다 미국에서 먼저 전통약밥 통조림을 출시하게 되면서 K-통조림의 열풍을 열었습니다. 보통은 내수시장에서 성과를 낸 제품을 해외시장에 선보이는데 이와는 반대로 ‘역발상의 수출 전략’을 구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통조림 식품을 훨씬 보편적으로 선호합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선 통조림이 안전한 멸균 식품으로 널리 애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몇개 안 되는 통조림 제품과는 비교 불가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국내외 시장의 문화적 격차 때문에 역발상적인 수출 전략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이번 한상대회에서 미국 수출계약으로 호주, 유럽 등지의 바이어들로부터 문의가 부쩍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지난 10월 세계한상대회를 통해 정푸드코리아의 다양한 통조림 제품을 선보였고, 미국 뿐만 아니라 호주, 유럽 바이어들로부터 적극적인 문의들이 쇄도했습니다. 저희에겐 수출 활력에 있어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그동안 <중소기업뉴스>를 비롯해 여러 신문에 통조림 수출 성과가 소개되면서 국내 식품 대기업들로부터도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일부는 자신들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동반수출을 하자는 제안도 있었죠.

저희는 우선 미국 시장부터 제대로 안착을 한 다음에 다른 국가로 점진적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갑자기 생산 물량을 늘릴 수도 없고, 거기에 따른 투자·운영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또한 진출하려는 국가별로 갖가지 규제가 많고 그에 맞춘 제품 현지화도 필수입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의 심정으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히 정푸드코리아의 세계화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정보헌 회장은 역발상의 수출 전략으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황정아  기자
정보헌 회장은 역발상의 수출 전략으로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황정아  기자

Q. 정푸드코리아가 K-푸드의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 결정적인 배경엔 ‘지역상생사업’이 주효했습니다. 약 3년 전 이 사업에 참가해 우리 농산물로 기능성 로컬푸드를 개발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지역상생으로 탄생한 전통약밥 통종림이 미국 수출의 초석을 다지게 만든 원동력이 됐는데요. 그간 R&D 과정과 지역상생의 의미를 설명해 주신다면?

우리가 만드는 통조림은 지역기업, 농업인, 지자체,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한 결과물입니다. 지난해는 충북농업기술원과 농식품 가공 특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지역특산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개인 기업의 이윤추구보다 지역경제와 사회구성원들과의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기 위함이죠.

Q. 탁월한 수출전략도 눈에 띄지만 지속적인 R&D에 방점을 찍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정푸드코리아는 매출의 10% 이상을 매년 R&D에 투자합니다. 그동안 대기업이 주도해온 통조림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입니다. 지속적인 R&D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하지 않으면 식품산업에서 중소기업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난 2018년엔 30년 제조 노하우를 갖춘 삼포식품을 인수해 골뱅이, 황도 등 16종 이상의 통조림 제품을 제조하면서 라인업도 다양해졌습니다.(충주 출신인 정보헌 회장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서울에 있던 본사를 고향인 충주시로 옮겨 충주시의 세수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Q. 회장님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차세대 HMR 통조림 개발 및 펫푸드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롭게 준비 중인 사업들을 설명해 주신다면?

정푸드코리아가 주목하는 시장이 바로 펫푸드 산업입니다. 충주 생산공장의 경우 제1공장은 식품 중심이고, 제2공장은 펫푸드 공장으로 전환했습니다. 펫푸드 가운데 고양이 사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펫푸드 제품이 저희 기존 생산공정과도 연계가 됩니다.

수산물 통조림 식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각종 부산물이 나오는데 이걸 잘 응용해 양질의 고양이 사료를 만들어낼 수 있죠. 몇몇 대기업과 OEM 컨소시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용 통조림이 향후 정푸드코리아의 캐시 플로우(Cash Flow)가 될 겁니다.

Q.  정부에 건의할 애로사항이 있다면?

제1 애로 사항은 ‘인력난’입니다. 사업장이 충북이고 서울까지 1시간30분이면 얼마든지 왕래할 수 있지만, 취업준비생들이 외면합니다. 지방 중소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이죠. 정푸드코리아가 식품회사다 보니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전문 인력들이 있습니다. 위생관리인이나 HACCP관리인도 일정 자격이 돼야 가능하죠. 또 기업연구소에 이공계 학과 출신들도 절실합니다.

생산공장에서 겪는 인력난 문제도 심각합니다. 저희도 일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않고 와서인지 중도에 사업장 변경을 하겠다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요구하는 조건들도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근로자는 자신의 종교신념 때문에 오후 3시엔 무조건 기도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교육을 좀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담 : 추문갑 논설실장(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겸 상근이사)      
•정리 : 이권진 기자     
•사진 :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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