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최적화된 판매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운영권을 갖고 있어 수수료가 높고 중기제품 편성 비율이 낮습니다.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가 도입된다면 보다 넓은 판로 제공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의 목소리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를 위해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채널 추가를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숙원 과제로 건의된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도입이 가시화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소비가 급성장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판로 다변화는 생존을 위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 비중이 50.5%를 기록해 49.5%에 그친 오프라인 유통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온라인으로 재편되고 있는 유통판로시장 속에서 중소상공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플랫폼이 바로 T커머스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를 결합한 단어로, TV 시청 중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리모컨으로 사전 녹화한 상품정보 확인 및 구매가 가능한 양방향 서비스다.

상품 수와 편성시간에 제약이 없고 다품종 소량판매에 적합한 T커머스는 자본력이 약한 중소상공인에게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다. 하지만 사업자 대부분이 대기업 일색이다 보니 판매수수료는 높고, 중소기업제품 편성 비율은 낮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익 추구를 위한 대기업 제품 위주의 구성과 과도한 판매수수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T커머스를 오히려 역성장의 위기 상황으로 몰고 있다. 실제 출범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T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혁신과 경쟁이 필요하다. 해결책으로 기존 홈쇼핑 시장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과거 대기업으로만 구성돼있던 홈쇼핑 시장 역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채널이 출현하며 판매수수료 인하와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 확대라는 효과를 보여줬다. 현재도 T커머스의 판매수수료는 30%에 달하는 반면,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이 80% 이상인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홈앤쇼핑의 판매수수료는 24.9%로 낮다.

신규 T커머스 채널 도입은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와 상품판매자의 후생도 증가시킬 수 있다. 미디어정책학회에서는 2022년 연구보고서를 통해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신설시 3000억원의 매출 증대효과가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현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전례없는 3고 악재 속에 급격한 온라인 시장전환으로 판로난까지 겹친 상황이다. 유의미한 경제적 효과까지 도출된 만큼 중소상공인을 위한 새로운 T커머스 채널 신설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현장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만나 보면 “우리가 만든 좋은 상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지원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중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여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도입은 새로운 유통채널 확보뿐만 아니라 엔데믹 환경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 유통에 익숙한 소비자 편의에 맞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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